내가 책 읽기를 좋아하는 이유
좋아하는 일을 생각하다 보니 책 읽기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냥 하루 종일 책이나 읽고 싶다."
이런 생각은 회사에 있는 시간에도 종종 하고는 한다.
웃긴 일이지만... 퇴사하고 하루 종일 책만 읽고 싶은 날도 있다.
실제로 중간중간 일을 쉬면서 내가 가장 많이 한 일은 도서관에 가는 일이었다.
독서를 좋아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어떤 작가를 좋아하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솔직히 그 질문에는 꽤 난감하다.
나는 좋아하는 작가가 없다.
어떤 분야의 책을 좋아하냐고 물어봐도 난감하다.
그냥 이것저것... 제목 보고 마음에 드는 책을 좋아한다.
언제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는지 생각해 보니 제법 어릴 때부터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어렴풋이 생각나기로는 독서부장(?) 같은 개념이 있었다.
도서관에 가서 책도 읽고, 사서 선생님이랑 이야기도 나누고, 친구들 책도 대여해주고 하는 그런 일...
봉사활동도 하고... 그런 일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다들 학원에 다닐 때 나는 시간이 많았다.
장학생으로 영어학원에서 영어를 배우거나
방과 후 수업으로 논술을 조금 배운 것 빼고는 학원을 다녀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인지 독서부장으로 학교 끝나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는 게 싫지 않았다.
그리고 도서관은 대체로 사람이 많이 없었다.
그래서 사서 선생님과 꽤 친하게 지냈다고 생각된다.
그때부터 도서관에서 다양한 책을 많이 읽었다.
종류에 상관하지 않고 눈에 띄는 책은 다 읽었던 것 같다.
사실 그 나이 때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운동을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었고, 활달한 성격도 아니었던 나는 조용히 책 읽기를 선택했다.
그리고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샌가 나의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넓은 세상을 만나고 싶다면 책을 읽으라는 말을 나는 실감했다.
나의 갑갑했던 현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서
책을 읽는 것은 유일하게 세상 밖으로 나를 꺼내주는 일이었다.
그때부터 마음이 불안하거나 힘들 때면 책을 읽었다.
사실 책을 읽을 때 모든 책을 100% 마음속에 담거나 정성 들여 읽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책을 분명히 읽었는데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나는 늘 책을 읽는다.
그 이유는 나의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는 유일한 것이 바로 책이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4~5년 정도 책을 읽지 않았다.
그냥 현실에서 성인이 되고 돈을 벌고 나니 재미있는 일이 너무 많았다.
책보다는 술을 먹고 친구들과 노는 일이 더 좋았다.
그런데 웃긴 것은 그런 시기가 지나가고,
되는 일이 없다고 느끼고 풀리는 일이 없던 20대 중반에 엄마까지 아프니 내가 다시 피할 곳은 책 읽기였다.
옆에서 남편이 많은 힘이 되어주었고,
할머니와 이모들도 힘이 되어 줬지만,
온갖 비관론과 슬픔에 빠진 나의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건 책 읽기였다.
그때는 한창 히가시노게이고의 추리소설에 빠져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책 읽기는 다시 시작되었다.
요즘도 책 읽기는 습관처럼 한다.
아직도 마음이 불안해서 책을 읽냐고 물어본다면 모르겠다.
그런데 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어 책을 읽는 것은 맞다.
2011년 19살 고3에 취업하 나이부터 계산해 보면 내가 성인이 된 지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사실 나는 내가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좀 더 객관적인 자세로 스스로에게 물어본다면 후회되는 일이 많다.
왜 더 열정적으로 살지 못했는가,
왜 두려움에 뒤돌아 섰는가,
왜 넘어지면 다른 길을 찾았는가,
왜 아직도 더 열심히 달려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왜 나는 남들처럼 평범하지 못한가,
왜 나의 자존감은 높아지지 않는가,
이런 생각들은 내가 더 열심히 살고,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 맞게 더 잘 살게 되면 모든 게 해결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끔 그런 생각들이 불쑥불쑥 들어 스스로를 힘들게 느끼게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다시 책을 읽는다.
책을 읽는다지만, 글자를 읽는 시간들로 보낼 때도 있지만,
내 현실에서 도망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가 바로 책 읽기이기 때문이다.
때론 행복한 소설 속 주인공을 보기도 하고, 성공한 자기 계발서를 읽기도 하고,
내 심리를 이해하기 위한 책을 읽기도 하고, 경제 견문을 넓히는 책을 읽기도 하고...
곧 행복해서 책을 읽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너무 행복해서 이 행복감은 행복한 대로 남겨두고,
진솔한 마음으로 책 읽기 자체가 너무 좋아서 책을 읽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