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절뚝거림과 나의 병”

_영적분별력의 큰 은혜

by 보드미


야곱의 절뚝거림과 나의 병

나는 종종 야곱을 생각한다.
그는 하나님과 씨름하다가 결국 허벅지 관절이 어긋난 사람이 되었다.
그날 이후 그는 평생 절뚝이며 살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절뚝거림이 부끄러움이 아니라 은혜의 표식이 되었다.

나 또한 병으로 인해 걸음이 느려졌고, 몸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다. 파킨슨이라는 이름의 질병이 내 허벅지 힘줄처럼 나를 꺾었다.
그러나 그 꺾임 속에서, 나는 전보다 더 자주 무릎을 꿇게 되었다. 움직이지 못할 때조차 하나님을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사람들은 내 몸의 떨림을 연약함이라 말하지만,
나는 그 떨림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느낀다.
내 힘이 빠질수록, 그분의 능력이 나를 붙드신다.
그분이 나의 걸음을 인도하신다는 걸,
이제는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고린도후서 12:9)


야곱은 절뚝거리며 걸었지만, 하나님의 얼굴을 본 사람이다.
나 역시 떨리며 살아가지만, 그리스도의 얼굴을 마주한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이 병이 더 이상 나를 묶는 사슬이 아니라, 하나님을 기억하게 하는 표식이라 부른다.


브니엘 이후의 삶 – 상처를 넘어 사명으로

야곱은 브니엘에서 하나님을 만난 후, 더 이상 예전의 야곱이 아니었다. 그는 절뚝이며 걸었지만, 그 발걸음은 새로운 이름 ‘이스라엘’의 걸음이었다. 그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지만, 그의 정체성은 새로워졌다.

나 역시 그를 닮았다.
병은 여전히 내 몸 안에 있고,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예전처럼 “왜 나에게 이런 일이”라며 싸우지 않는다. 이제는 안다. 이 상처가 사명이라는 것을.

하나님은 내가 완벽할 때가 아니라,
떨리고 흔들릴 때 나를 가장 깊이 사용하신다.
내 약함이 그분의 강함을 증거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절뚝이며 걷는다.
하지만 그 걸음마다 ‘브니엘의 흔적’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자국들이 나를 ‘증거의 사람’으로 세워간다.

사람들은 나를 병든 자라 부를지 몰라도,
하나님은 나를 ‘하나님의 얼굴을 본 자’라 부르신다.


“야곱이 그곳 이름을 브니엘이라 하였으니
이르기를 ‘내가 하나님과 대면하였으나 내 생명이 보존되었다.’ 함이더라.”
(창세기 32:30)

그날 이후 야곱은 달라졌다.
그는 이제 싸우는 사람이 아니라, 붙드는 사람이 되었다.
나 역시 그렇다.
내 인생의 브니엘을 지나,
이제는 싸움보다 붙듦의 신앙으로 살아간다.

#브니엘 #사명 #야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