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편_내 그릇이 더 큰가 보다

"신앙생활 초반에 겪었던 인간적·영적 긴장감"

by 보드미

저의 신앙생활 초반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신앙생활 초반, 나는 진성현 자매와 함께 미션홈에서 살았었다. 그녀는 청년부 부회장이었고, 나는 이제 막 복음을 배우기 시작한 새 신자였다. 그 시절 나는 모든 걸 ‘옳고 그름’을 따져 구분했고, 기도도, 대화도 늘 진지했다.

나는 진성현자매에게 의지를 많이 했었다.

신앙의 롤모델로 삼은 자매였다.

그녀와 가까이 지냈고 기준의 잣대로 그녀를 매일 보게 됐다. 그러면서 이해되지 않는 행동들을 자주 목격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속으로 분이 치밀었다.

쟤가 왜 저러지? 저게 복음이야?”

결국, 억눌렀던 마음을 전도사님께 하소연했고 김수영전도사님은 말했다.


“성현보다 네 그릇이 더 큰가 보다.

하나님이 너를 더 크게 사용하시려나 봐! 기도해~"


그 말을 듣는 순간, 더 억울했다.


‘아니, 진성현이 신앙생활 몇 년인데... 날 포용해야지!

내가 신앙생활 몇 달 했다고 내가 왜?’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그 말이 마음속에 오래 남았다.

그날 밤 나는 결심했다.


그래, 내가 더 큰 그릇이 되자. 하나님께 상급 더 많이 받아야지!'


돌이켜보면, 그건 복음을 막 알아가던 어린 신앙의 순수한 욕심이었다.


‘내가 옳다’는 확신으로 가득했지만,

하나님은 그 유치한 열심조차 사용하셨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큰 그릇이라는 건 남보다 강한 사람이 아니라,

더 오래 참고, 더 깊이 이해하고,

끝까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그때의 억울함이

지금은 복음으로 다듬어진 인내가 되었다.

하나님은 나의 미성숙함조차 버리지 않으시고

그릇이 되어가게 하셨다.


그래서 나는 이제 조금 알겠다.

큰 그릇은 내가 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빚어가시는 것임을.




#복음의결 #그리스도의 사랑 #신앙에세이 #너마저 그럴 줄 몰랐어 시리즈

#그릇이 더 큰가 보다 #복음으로 성장하다 #지희의 글 #브런치작가


월, 수, 토 연재
이전 09화12편_이해와 용서_(어른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