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게라도 나를 살리시는 하나님"
1. 회초리도 사랑이었다
증상이 시작될 때면 히브리서 4장 12절이 떠오른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의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
파킨슨 증상이 올 때면 근육이 온몸을 조여 온다.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게 느껴진다.
그때마다 나는 하나님께 묻는다.
“하나님, 저한테 이런 고통을 주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제가 깨달아야 할 게 또 있나요?”
육신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싶다고, 하나님 곁으로 가고 싶다고 울부짖을 때가 많다.
통증이 심할 때면 마치 몸 밖에서 괴로워하는 나를 보는 것 같다. 정상적인 몸을 가진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이 고통은 살아 있는 지옥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런 순간마다 나는 나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아마도 내가 파킨슨이 아니었다면,
복음을 만나도 제대로 붙잡지 않았을 것이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요 1:12)
“예수께서 제자들을 부르사 모든 병과 약한 것을 고치는 권능을 주시니라.” (마 10:1)
하나님은 분명 권세를 주셨다고 하셨는데,
왜 나는 이 병에 매여 있는가.
복음 전의 나는 배우로서 성공이 목표였다.
복음을 만난 뒤엔 ‘하나님께 쓰임 받는 제자’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여전히 내 안에는 최고가 되고 싶은 옛 체질이 살아 있었다.
“너희는 너희 아비 마귀에게서 났으니…” (요 8:44)
나는 갱신된 줄 알았으나 아니었다.
내 안에는 여전히 간사하고, 비겁하고, 교만한 내가 있었다.
“매를 아끼는 자는 그의 자식을 미워함이라.”
(잠 13:24)
이 말씀 앞에서 나는 무너졌다.
“하나님, 이럴 거면 차라리 데려가 주세요!”
짜증과 원망이 마음을 덮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알게 된다.
하나님은 병으로 멈추게 하셨고,
관계 속에서 내 교만을 드러내셨다.
실패와 좌절 속에서 나를 세우셨다.
그 아픔이 없었다면,
나는 이미 길을 잃고 무너졌을 것이다.
“아이의 마음에는 미련한 것이 얽혔으나
징계하는 회초리가 이를 멀리 쫓아내리라.”
(잠 22:15)
몸은 떨리고, 마음은 부서진다.
그런데 그 속에서 하나님은 여전히 나를 붙드신다.
그분의 회초리는 나를 미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살리시기 위한 은혜였다.
“아이를 징계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말라…
그의 영혼을 스올에서 구원하리라.”
(잠 23:13–14)
이 말씀이 떠오를 때마다 가슴이 찢어진다.
나는 제자가 되고 싶다는 꿈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지쳤다. 그러나 하나님은 죽음의 길로 향하던 나를
매번 다시 생명의 길로 돌리셨다.
괴로울 땐 하나님께 “왜요!”라고 외치고 싶지만,
그 아픔 덕분에 구원의 은혜가 내 영혼을 흔든다.
그래서 눈물 속에서도 감사가 터진다.
“채찍과 꾸지람이 지혜를 주거늘…”
(잠 29:15)
하나님은 나를 내버려 두지 않으셨다.
사람을 통해, 상황을 통해, 나를 꾸짖고 멈추게 하셨다.
그 꾸짖음은 잔인하게 느껴졌지만,
그 속에서 나는 비로소 지혜를 얻었다.
회초리는 단순히 때리는 도구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이었다.
눈물과 떨림 속에서도 하나님은 나를 멸망이 아니라 생명으로 이끄셨다.
“하나님, 징계도 은혜입니다.
고통도 결국 사랑이었습니다.”
“생각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도다.” (롬 8:18)
가끔은 하나님께 죽빵을 날리고 싶은 심정이지만,
결국 내 영혼을 건지신 그 사랑 앞에
다시 무릎을 꿇는다.
아직도 흔들리고 오락가락하는 나지만,
그분의 사랑은 오늘도 나를 다시 일으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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