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이기려 하지 않고, 사랑하려 노력하는 자리에서"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서 그 말을 들었다.
“너마저 그럴 줄 몰랐어.”
그 한마디는 내 안에서 오랜 시간 메아리쳤다.
말끝마다 쌓여 있던 신뢰가 부서지고,
그동안 지켜온 마음의 벽이 와르르 무너졌다.
그날, 식탁 위에는 볶음밥과 깍두기, 김이 있었다.
평범한 식사 자리였지만
대화는 점점 전쟁터처럼 변해갔다.
나는 단지 말씀을 나누고 싶었는데,
그는 내 말을 오해했고, 내 믿음을 판단했다.
나는 침묵했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서는 수많은 질문이 올라왔다.
“하나님, 왜 하필 이 사람인가요?”
“왜 사랑하는 관계일수록 상처가 깊어지나요?”
그날 밤, 울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눈물이 흘렀다.
사람에게 받은 말보다,
그 말을 들으며 내가 무너지는 소리가 더 아팠다.
그때 하나님이 내 안에 조용히 말씀하셨다.
“사람의 실망 속에서 나를 다시 보아라.”
나는 알았다.
이 싸움은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신앙의 방향이었다는 것을.
사람에게 두었던 기대가 무너질 때,
하나님을 향한 시선이 선명해진다.
“너마저 그럴 줄 몰랐어.”
이제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다르게 해석한다.
사람의 배신이 아니라,
하나님이 내 중심을 바꾸시는 신호였다.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고백할 수 있다.
“그래도, 하나님은 여전히 나를 붙드신다.”
예전엔 오빠와 대화할 때마다
내 마음속에 ‘이건 아니잖아’라는 생각이 앞섰다.
나는 맞는 말을 하고 있다고 믿었고,
그는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꼈다.
그럴수록 대화는 멀어지고, 감정은 단단해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았다.
이 싸움은 ‘누가 옳은가’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더 사랑할 수 있는가’의 문제라는 걸.
그래서 나는 내 기준을 잠시 내려놓았다.
그의 말속에 틀린 부분이 보여도
그날만큼은 반박하지 않았다.
오히려 들어주려 했다.
“그래, 네 입장에선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구나.”
그 말을 꺼내는 게 쉽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 공기가 조금 부드러워졌다.
오빠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나는 안다.
그 순간, 내 안에서 하나님이 일하셨다는 것을.
내가 변했기 때문에,
그의 반응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이 관계의 회복은 결국
‘나를 주장하지 않음’에서 시작되었다.
이건 패배가 아니라,
복음의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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