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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권하는 사회

by 소봉 이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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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열 시만 되면 어김없이 알람처럼 울리는 전화가 있다. 제발 대출 좀 하시라는 스팸이다. 일찌감치 스팸전화 차단용으로 후후(KT who who) 어플을 깔아놓고 대처하고 있는데, 요즘 대출 관련 전화는 끈질기다.

미처 후후가 막아내지 못하게 계속 다르지만 비슷한 번호로 온다.

수신차단 스팸신고를 하면, 또 다른 번호로 공격한다. 분명 내 번호가 어디서 털렸구나 해서 주위에 물어보니 너도나도 대출 전화 때문에 짜증 난다고 하소연이다.


주가가 3,000피를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90,000원을 넘었다.

산이 높으면 골짜기가 깊다고 대출받아서 투자하는 동학개미 부대가 걱정스럽다.

소싯적에 주식투자를 좀 해 본 경험자로서 금융당국에 견제세력이 없다는 사안이 의아하다.


하루에도 열 번도 넘게 대출받으라는 스팸이 뜨니 참 이상한 사회다. 대출을 받아서 집도 사고 주식도 사라고 하니, 집값이 폭등하고 주가의 곡선이 너무 가파르지 않은가.

도대체 화폐 정책을 어떻게 하길래 시중에 이렇게 돈이 넘쳐나는지 의심스럽다.

은퇴자들은 제로 금리에 허덕이며 2%를 감지덕지하며 저축하는 마당에 그 돈이 산업 경제 활동에 쓰이지 않고 대출에만 의존하는 사태가 걱정스럽다.


주가가 하향곡선을 이루면 신용불량자가 생기고,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금융기관이 부도나고, 금융기관이 부실하면 나라가 거지가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이치가 아닌가. 결국 IMF에 손을 내미는 꼴이 되지 않겠는가.

개인 사업가가 망했다고 하면 아무도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처럼, 나라가 부도났다면 어느 나라에서 사업파트너를 할 것인가. 나라님들은 예전 IMF 시절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금융정책에 신경 써 주기 바란다.


오늘은 한낱 필부필부가 오랜만에 나라 걱정을 다 해보는 날이다.

두낫콜 검색을 해서 다시 앱을 깔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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