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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각의 계절

by 소봉 이숙진

솜씨 좋기로 소문난 글벗에게 김부각을 주문했다.

배송된 박스 크기에 압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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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박싱의 설렘에 심장이 나댄다.

와아~

밀봉을 위해 여러 봉지로 나누어서 넣은 섬세함에 놀라고, 많은 양에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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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봉만 꺼내고 박스채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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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꺼내 입에 넣어보니 바삭하고 고소하다.

그녀의 만듦새 솜씨가 뛰어나다. 찹쌀 풀 간도 잘 맞고 농도도 아주 적당하다.

먹을 때 부각부각 소리가 나서 부각이라고 했는지 소리 재미가 솔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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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접시를 꺼내 담아 본다.

오늘 점심은 김부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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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 쌀국수를 살짝 덜 익힌 알덴테(al dente)로 만들어서 부비부비 손 난로 대용으로 사치를 누린다.

맥주 캔 따는 "뽕"소리와 "부각부각"의 화음이 요란한 식탁이다.


고양이 뿔 빼고 다 파는 시대라지만, 집콕 시대에 편하게 받아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찹쌀 풀이 번거로우면 라이스페이퍼로도 한다니까, 나중에 한 번 해 볼 일이다.

맥주 한 잔 할 친구가 하나 둘 뿔을 들지만, 어울릴 수 없는 이 세월이 야속하다.

평소 같으면 등산 가서 내놓고 자랑할 텐데 아쉽다.

이제 봄 되고 꽃 피면 무조건 멋지게 차려입고 나비가 되고 싶다. "부각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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