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동치미가 끝날 즈음 사각사각한 나박김치가 그리운 계절이다.
특히 군 고구마를 먹을 때나, 호빵을 호호 불며 먹을 때는 꼭 필요한 짝꿍이다. 어떤 이는 고구마는 김치와 먹는다는데, 필자는 상큼한 소녀 같은 맛인 나박김치를 더 좋아한다. 상큼한 걸 무한대로 좋아한다면 사이다를 듬뿍 넣는 것도 요령이다.
그동안 간택되지 못한 콜라비 두 개가 냉장고에서 뒹굴거리고 있다. 신문지로 돌돌 싸 놓은걸 배로 착각해서 몇 번이나 허방을 짚기도 했었으니, 오늘은 기필코 이 콜라비로 나박김치를 담아야겠다.
냉장고에 잠자고 있는 재료를 꺼내 보았다.
콜라비 두 개, 알배기 배추 반통, 사과 한 알, 자색 양파 한 알, 대파 한 줌, 굵은소금, 신화당 1/4 작은 스푼.
탄산수 1리터. 생수
1. 콜라비와 배추는 얇게 깍둑썰기하고 사과와 양파는 4 분해서 얇게 썰어준다.
2. 대파도 2센티 정도 듬성듬성 썰어 준다.
3. 다시 주머니에 다진 마늘과 생강을 넣어서 김치통 맨 아래 담는다.
4. 그 위에 (1)을 담고 소금과 신화당을 뿌리고 섞어 준다.
5. 대파 넣고 하루 숙성 시킨다.
6. 24시간 지난 후 탄산수와 생수 적당히 넣고, 하루 지난 뒤 김치냉장고에 보관한다.
맛이 들어서 아주 개운하다.
야식으로 치킨에 곁들여도 안성맞춤이다.
아이들과 새새덕 새새덕 떠들며 물김치 한 수저 뜨면, 겨울밤은 아름답게 깊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