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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진 Jan 26. 2022

찹쌀 고추장 젓지 않고 만드는 법


찹쌀고추장 젓지 않고 만드는 법     


  집고추장이 떨어졌지만, 새로 담기가 두려웠다. 고장 난 오른쪽 어깨가 아직 완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뿔나게 통증이 있는 건 아니고 가끔 뒤로 자세를 취할 때 찌릿함을 느낀다. 그러다 보니 이 바이러스 시대에 병원 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 그냥 불편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시중에 판매하는 고추장을 사서 비빔밥을 했더니, 입은 또 옛 맛을 기억해서 맛이 별로다.

  인터넷을 이리저리 뒤지다보니, 젓지 않아도되고, 찹쌀을 방앗간에서 빻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다. 찹쌀을 담갔다가 건져서 방앗간에 가져가서 빻아 오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라 차일피일 미루던 일이다.

  마침 도서관 가는 길에 엿기름 파는 떡집이 있어서 엿기름 1킬로그램을 샀다. 일단 동기부여가 되었으니, 고추장을 담기로 한다. 혹시 고추장 담기가 망설여지는 분에게 도움이 될까하여 방법을 올린다.

    

재료 : 찹쌀 1키로.  고춧가루 2키로.  엿기름 1키로.  천일염 1리터(웃소금까지 포함). 물 7리터. 물엿 1키로. 메주가루 1키로(메주콩 메주).  

   

1.  찹쌀밥을 하여 그 위에 엿기름을 붓고 물을 적당량 붓고 보온밥통에 6시간 삭힌다.

2.  메주가루와 고춧가루를 채에 곱게 내린다.

3.  삭힌 찹쌀과 엿기름을 짤 주머니에 넣고 비벼서 짜면 엿기름 껍질만 남고 쌀알은 삭아서 싹 빠진다.

4.  큰 솥에 부어서 팔팔 끓여준다. 이때 소금(한 대접 정도)도 넣어서 함께 끓인다. 웃소금 할 것 남기고 간을 봐야 하니까 조금 남긴다. 물엿도 넣어서 한소끔 더 끓인다. 일단 팔팔 끓으면 중불로 한 시간 더 끓인다.

4.  끓인 물이 식으면 메주가루 고춧가루를 차례로 넣어 거품기로 살살 저어준다. 이때 꼭 채로 쳐야 가루가 잘 풀어진다. 거품기로는 몇 번 안 저어도 금방 풀어진다.

5.  방부제 차원으로 소주 한 병 넣어준다.

6.  항아리에 담아서 웃소금 살살 뿌려서 볕이 잘 드는 곳에 뚜껑 열어서 숙성시킨다. 낮에는 뚜껑 열고 밤에는 닫는다. 냉장 보관하는 분은 상관없다.  


   


아이들 주려고 한 통 따로 담았다.  숙성시켜서 바로 냉장실에 넣을 것이다.


  고추장을 바로 먹어도 메주 냄새 하나 없고 맛이 달큼하다. 언니를 불러서 같이 바로 비빔밥 해서 먹었다. 우거지 콩가루 묻혀서 끓이고, 양상추 쫑쫑 썰어서 절이고, 계란 탁 김 솔솔 뿌려서 코가 빨갛게 비벼댔다.

올해의 숙제 한 가지 해결한 후련함과 이름 모를 누군가의 뒷담화로 시작된 식탁 분위기가 고추장 냄새만큼 고소하고 매콤 달큼쌉싸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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