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라 온 가족이 모였다. 두 아들네 가족이 각기 맡은 제수와 선물을 잔뜩 들고 시간 맞춰 도착한다.
큰 며느리는 갈비찜과 녹두 빈대떡과 각종 전(깻잎전, 동태전, 고추전, 동그랑땡)을 해 오고 송편과 밤 대추를 사 왔다. 작은 며느리는 처음이라 과일만 사오랬더니, 마침 과일 선물이 들어와서 그만 두라고 했더니 굳이 동서와 나누어 한다고 전(육전, 새우전, 동그랑 땡)을 부쳐왔다. 표고 버섯 한 상자랑 핫초코 한 통과 우이홍팡 차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갖고 왔다. 선물을 몇 아름씩 받아 들고 기쁜 중 가장 마음에 와 닿는것이 플뢋 브랜드 가방과 소창으로 만든 수건이다. 큰 며느리가 요즘 론칭한 그레이 색 가방이다. 평소에 그레이색을 선호하는 걸 지켜보다가 골라 온 것 같다. 일단 가벼워서 좋고 많이 들어가서 좋고 색갈이 맘에 들어서 좋다. 또한 싫증이 나면, 뒤집어 사용할 수도 있다. 일석사조다. 가장 기쁜것은 신경써서 골라 온 그 예쁜 마음씀이다. 며늘아기들 마음이 모두 이렇게 곱다란걸 보면, 나는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게 틀림없다.
광목천을 부드럽게 작업하여 앙징맞은 자수를 박은 수건도 멋지다. 미술계의 하바드란 로드아일랜드를 졸업한 섬유 예술가답게 코너를 장식한 자수가 마음을 적신다.
각종 굿즈를 주문받아서 매출을 올리는 중이란다. 브랜드 설명서를 올려본다. 폐기되는 원단을 사용함으로써 작게나마 환경에 이바지하고자 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