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 고양이' 연극을 보고
‘옥탑방 고양이’ 연극을 보고 나서
로맨틱 코미디다. 21세기답게 전개가 빠르다. 배우들의 말투와 동작도 빠르다. 그 많은 대사를 실수 없이 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에 감탄한다. 젊은이들의 호흡에 따라가기가 숨차다.
옥탑방 이중 계약으로 우연히 만난 두 남녀의 뻔한 로맨스가 당찬 젊은이들을 반영한다. 자존심 빼면 시체인 훤칠한 외모의 건축가 이경민과 덜렁대는 경상도 출신 드라마 작가 지망생 남정은의 좌충우돌 동거 장면이다.
세상 돌아가는 서글픈 서민의 애환도 사이사이 끼워 넣어 관객에게 연민을 구하는 센스도 있다. 이를테면, 아버지가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서울로 데모하러 올라온 사연이라든지, 이중 계약을 꼬집어 세태를 풍자한다든지, 직장 구하기 힘든 취업 준비생의 딱한 모습을 그리는 등등이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고양이들의 감초 연기에 박수를 보낸다. 1인 4역을 하는 암수 한 쌍의 고양이의 연기가 감칠맛이 나서 웃음이 끊일 새가 없다. 또한 관객을 참여시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다른 연극을 볼 때는 티켓팅 할 때 꼭 1열을 배정해 주어서, 커튼콜 때 사진 찍기도 좋고 처음 무대 모습도 찍기 좋았다. 그런데 오늘은 중간 열을 줘서 이상하다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관객 참여가 많아 젊은 남녀가 1열에 앉아야 할 사항이어서 이해가 되었다.
그나마 커튼콜도 너무 빠르게 지나가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다. 전개가 빠른 만큼 관객도 순발력이 있어야 한다.
앞자리에 앉은키가 전봇대인 후리후리한 청년 커플이 앉아서 나는 완전 미어캣이 되지 않으면 볼 수 없을 만큼 난감했다. 그러나 그 청년은 이 소극장의 의자가 엄청 불편하리란 생각에, 나의 억울한 생각은 접어둬야 했다. 그 긴 다리를 어떻게 접어 넣고 앉았을지 극장 측에서도 이젠 의자 사이 간격이나 층높이나 현 젊은이들의 체격에 맞는 사이즈로 개조할 필요가 있다.
이벤트도 각 극장마다 두 명씩 뽑는데, 서로 초대권을 맞교환해주는 상부상조의 모습을 보았다. 보기 좋은 모습이다. 부자 스폰서가 있다 해도 매회 이벤트를 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 극장 측에서도 서로 도움이 되고 관객도 공짜로 영화를 봐서 좋고 선전도 되고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
이 연극의 가장 주요 화두는 ‘소울 메이트’냐 ‘서울 메이트’냐 이다. 상대방에게 열등감이 있으면 ‘소울 메이트’인지 확인하고 싶어서 자꾸만 우리는 ‘서울 메이트’라고 우겨보는 귀여운 밀고 당기기의 고수. 필자가 다시 젊은 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 밀고 당기기를 제대로 한번 해 보고 싶다.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만큼 기본 스토리가 탄탄하여 커플끼리 손잡고 와서 볼만한 연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