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그 아부지 뭐 하시노?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화 속 대사 한 마디가 세대를 아우르며 회자하고 있다.
“느그 아부지 뭐 하시노?”
극 중 선생님이 학생의 볼때기를 꼬집으며 비아냥거리는 말투에서 관객들은 공감의 쾌감까지 느끼며 웃어 젖혔다. 그 시대는 학교에서 ‘가정환경조사서’라는 게 있어서 계층 간의 위화감이나 불우한 환경에 있는 학생들을 배려하지 못하던 때였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면서, 가정환경 조사서에 예민한 부분을 적는 일은 없어졌다. 그러나 이런저런 과도기에 접어 든 사회가 되자, 각기 자기 집단의 목소리를 내느라 광화문 사거리가 늘 북적인다.
코로나 팬더믹 현상에 따라 나라가 벼랑 끝에 선 듯 불안한 시점에, 다시 “느그 아부지 뭐 하시노?” 2탄이 터져 나왔다.
국립 공공 보건 의료대학원이 2022년 3월 전북 남원에 개교한다는 정책 안건이 나왔다. 의제에 붙이기도 전 안건 개진도 없이 이 사안에 대해서 이미 세금으로 토지보상금을 뿌렸다.
학비는 전액 정부에서 지원하고 기숙사도 제공한다.
선발인원은 시 도지사에게 추천권을 부여하기로 한단다. 이것이 공정하게 이루어질 거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왜 학생 선발을 교육계가 아닌 지방의 수장이 뽑는가. 선진국 기부금 입학제를 운운하지 말라. 그것은 학교 운영 기금으로 엄청난 시너지를 낸다. 그런데, 이번 공공 보건 의료대학원은 전액 국민 세금으로 충당한다.
이건 방귀께나 뀌는 분 자제들을 수능이고 뭐고 없이 공짜로 의대에 보내려는 닥치고 행정이다.
더구나 교육을 위한 별도의 부속병원은 없고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이 교육 병원 역할을 맡는다. 이것은 금 수저에 대한 맞춤형이다.
귀하신 자제분들께서 입학 초기 2년만 남원에서 생활하고 나머지는 서울에서 공부하게 하려는 꼼수다. 눈 가리고 아웅은 최소의 양심은 있다지만, 이건 대놓고 저지르는 독선이다.
당연히 현직 의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의사 가운을 벗고 파업을 선포했다.
어떠한 정책이든 충분한 토론과 의견 수렴을 거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코로나 팬더믹이란 불안한 국민 정서를 악용하여 밥그릇 챙기기라고 의료진의 자존심을 짓밟는다.
‘의사가 무능하면 사람이 죽는다.’고 했다. 의대생의 하향평준화의 정책을 어떻게 해야 할까.
누가 말했던가. “그대들을 모두 햇볕에 내어 말려라.”라고.
“느그 아부지 뭐 하시노?” 란 투박한 사투리가 귓전을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