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의 효능에 빠진 날

by 소봉 이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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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방송에서 여주의 효능이 만병통치 버금간다고 이구동성이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각종 성인병에 특효라는 거다. 동의보감, 본초강목까지 들먹인다.

얼마 전 건강 검진했을 때 중성지방 수치가 높게 나와서 관심이 집중된다. 인터넷 검색을 해서 옥션에서 여주를 찾아봤다. 말린 걸 살려니 혹시 수입산일까 염려되고 분말은 또 100%가 아닐 확률이 있어 주저된다.

생여주를 찾아서 얼른 5킬로 주문했다.

표면에 돌기가 있어 밀가루를 뿌렸다가 같이 씻어내는 방법을 쓰고, 다 씻어 낸 후 식초에 20분 담가서 불순물과 농약을 제거했다.

여주가 굉장히 쓰다고 하는데, 씨가 쓰고 독성도 있다고 해서 씨를 일일이 다 파내는 작업을 했다.

적당히 얇게 썰어서 게르마늄 돌침대에 말린다. 꽤 힘든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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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말린 여주를 사면 편하겠지만, 불신 시대를 살다 보니 믿을 게 내 손밖에 없는 듯 씁쓸하다.

30시간 정도 지나니 빳빳하게 다 말라 차를 끓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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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두 번째 끓인 것이라 여주를 다 넣은 거다. 원래는 한 컵이면 말린 여주 두 쪽 정도 넣으면 알맞다.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내려가고 착한 콜레스테롤(HDL)이 올라오는 듯 자신감이 생긴다.

집콕하고 있으니 운동량이 적은 까닭도 있다. 매일 만 보 걷기 하고 있으니, 한 달 정도 여주 차를 마셔보고 다시 검사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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