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 형’이란 가요가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 가수의 작심 발언이 명절 단골 메뉴다. “국민을 위해 목숨 건 왕이나 대통령 못 봤다. 이 나라는 누가 지켰느냐 하면 바로 오늘 여러분이 지켰다. 여러분이 세계 1등 국민이다. KBS는 눈치 안 보고 국민과 같은 소리 내는 방송되어야 한다.” 라며 KBS가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에둘러 한 쓴소리가 공감을 부른다.
대중가요에 세계적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언급하여 살며시 웃음을 머금었으나, 무대를 씹어 먹을 것 같은 그의 카리스마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며 웃음기가 사라졌다. 소크라테스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형이라고 부르는 자신감이 노래 감상의 재미를 더해 준다.
그가 무대 중간마다 쏟아내는 발언이 소크라테스 버금가는 철학이 깃들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잡스도 "소크라테스하고 한 나절을 보낼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주겠다."라고 했다니 잡스와 나훈아라는 가수의 생각이 나란하게 보인다. 그러나, 말풍선으로 먹고사는 어느 자칭 지식인은 자신의 말에 이러쿵저러쿵 하는 자들은 소크라테스를 고발할 사람들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즉, 자기를 소크라테스에 비유한 어처구니없는 망발이다.
세 사람이 불러 낸 테스형이 각각 다른 테스형이란 말인가.
(그리스 아테네 아카데미 앞에 있는 소크라테스상) 사진/조현 기자
테스형 노래도 본인이 작사 작곡하였다고 한다.
어쩌다가 웃는다.
턱 빠지게 웃는다.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그저 와 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아!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뒷부분 생략)
작금에 거짓말로 인한 도덕성 운운으로 온 매스컴이 시끄러운 판에 바른 소리 한번 시원하게 해 대는 그가 화병 걸린 국민을 위로해 준다.
시중에 떠도는 거짓말에 빗댄 스무 가지 정도의 비아냥 중 가장 웃음을 머금게 하는 게
"창녀이긴 하지만, 숫처녀라고 한다."이다. 빤히 보이는 거짓말을 지켜보는 이들이 오죽하면 이렇게라도 이죽거리며 분을 삭일까.
스피치 교육이나 프레젠테이션 교육은 당리당략에 의한 객관적인 주장을 위한 교육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 그런 교육은 국정 논의 현장에서나 뉴스 토크에서나 본질은 어디 가고 누가 포장을 더 잘하나 내기하는 모양새다.
지금의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과연 정의와 공정과 도덕을 가르칠 자격이 있을까. 거짓말 한 자가 더 당당한 세상이다. 이리 되작 저리 되작 법망을 피하는 말장난을 일삼는 현상이 심히 걱정스럽다. 필자는 누구 편도 아니다. 다만, 도덕성은 문제 삼고 싶다.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권력만 잡으면 그까짓 도덕은 땅에 떨어진 쓰레기만도 못한 거라는 인식이 주입될 것 같다.
권력에는 관심이 없지만, 이 땅에 거짓이 없어야 하는 도덕만은 중요 덕목이 되기를 염원한다.
나훈아 가수와 같이 소신 발언하는 예인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