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조 숙종 때 인현왕후와 장희빈을 빗댄 민요가 있었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의 음률에 맞춘 이 노래는 "미나리는 사철이고 장다리는 한철이다"이다. 이 민요의 뜻을 알게 된 숙종이 사실을 파악하고 민비를 복위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속설(俗說)이 있다.
두 여인은 우리 역사의 고질적인 당파 싸움의 희생양이었지만, 예언을 담은 참요(讖謠)를 남긴 장본인이기도 하다.
어려운 시기에 사람들의 입에서 웅얼거림은 그 시대를 반영하며 역사에 기록된다.
미나리는 사철이고 장다리는 한철일세
철을 잊은 호랑나비/오락가락 노닐으니
제철 가면 어이 놀까/제철 가면 어이 놀까
한글날 연휴가 삼 일이니 단톡방에 '카투사 연가'라는 동영상이 여기저기서 올라온다. 김부자의 '카츄사의 노래'의 음률에 맞춰 이 카오스 시대의 이슈를 개사한 노래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카투사 연가>
마음대로 병가 가고/마음대로 연장하고
자대 복귀 못한다고/게거품을 물었네
가지 마라 우리 아들/울지 마라 우리 아들
오실 날을 기다리는/ 가엾어라 당직 사병
전화는 돌렸는데/온다곤 하였는데
대위가 찾아와서/휴가 처리 끝났단다
엄마 찬스 있는 분은/내 맘대로 다 하시고
엄마 찬스 없는 분은/17분에 영창 가고
서러워라 우리 아들/원망해라 이 엄마를
국방부는 더 웃긴다/이런 것이 문제없다
엄마들은 분노한다/댁 자식만 자식이냐
빽 없는 슬픔 안고/카투사는 떠나간다
국방부는 맛이 갔다.
동영상을 보면서 엄숙한 전율 같은 걸 느끼며 또 다른 시간 여행을 해 본다. 고대 가요 해가(海歌)의 배경 설화가 연상되어서다.
수로 부인이 해룡에게 잡혀가자 신령이 말하기를 “옛말에 여러 사람 입은 쇠도 녹인다고 하였으니, 경내의 백성을 모아서 노래를 지어 부르고 막대로 언덕을 치면 부인을 찾을 수 있으리라” 하여서 그 말대로 하니 용이 부인을 받들고 나와 도로 바치었다는 설화이다.
<해가>
거북아 거북아 수로 부인을 내어라
남의 아내를 빼앗은 죄 얼마나 크냐
네 만약 어기어 내놓지 않으면
그물을 넣어 잡아 구워 먹으리
권불 십 년이니 민초들은 두려운 존재이고 역사는 녹록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