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이다

by Anima

나는 우리 걷기 카페에서 유난을 떠는 사람이다.

걸으면서 자축하는 날이 다른 길잡이에 비해서 많다.

길잡이 한 지 1년, 2년이 되었다고, 길잡이 100회, 200회, 500회가 넘었다고, 걷기 10,000km 이상을 달성했다고 축하연을 열었다.

먼저 식사를 하고 조촐하게 행사를 한다.

온 사람들에게 자그마한 선물을 하고 내 길에

자주 나온 사람 1, 2, 3등을 뽑아 상을 준다.

그리고 3명을 추첨을 해서 졸저를 선물한다.

그날의 식사비는 내가 부담한다.

참가자는 대개 25에서 35명 사이지만

평소에 맛있어서 잘 가는 9,000원짜리

한식뷔페라 그리 큰 부담은 아니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이 아우성이다.

길잡이 해주는 것도 고마운데

왜 그걸 다 부담하세요?

다음부터는 하지 마세요.

우리가 오히려 부담이 돼요.

말리지 마세요.

저도 여러 번 식사 대접을 받았잖아요.

그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서 되갚아 줄 수도 없으니

이렇게라도 해야 제 마음이 편해서 그래요.


온화하게 응답하다가 여러 길벗들이 침을 튀며 말리는 바람에 나도 살짝 열이 나서 단호하게 정리를 해버렸다.

내가 하겠다는데 왜 이렇게 말리는 거예요? 미안해서 그래요? 부담이 돼서 그래요?

정 부담스러우면 오지 말거나 사탕쪼가리라도 가져와서 나눠먹으면 되지요.


지난 연말에는 걷기 10.000km 이상 달성 축하 겸 송년 모임을 했다.

다른 길벗들이 보통 7년에서 10년 걸리는데

3년 반 만에 달성한 것은 신기록이라고,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놀람과 칭찬이 자자하여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전처럼 식사비를 부담하지 않았다.

명색이 송년인데 좀 더 격식을 차리자고 18,000원짜리 식사를 했기 때문이다.

35명에 9,000원이나 20명에 18,000원이나

그게 그건데, 셈을 잘 못했다. 축하하러 온 사람들에게 밥 한 끼 대접을 안 하다니.....

그럼에도 직접 참가하여 선물을 건네주거나

불참을 아쉬워하며 축하금, 커피 쿠폰,

케이크 등을 보내 준 길벗들이 무척 고맙다.


길벗이 함께 하는 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강풍 불거나 취소하지 않는 아니마 길,

앞으로 있을 길잡이 1,000회 기념은

장충체육관을 빌려 성대하게 할까 보다.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