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먹고 걷고 쓰고

by Anima

브런치를 시작하기 전에는 아침 식사로 10~15가지 이상을 섞어 먹었다.

감자, 바나나, 사과, 땅콩잼, 블루베리, 방울토마토. 삶은 달걀, 커피, 편생강, 올리브유,

양배추, 오이, 파프리카, 그릭요구르트, 견과류, 아보카도, 통밀빵 등

적을 때는 10가지, 많을 때는 15가지나 되었다.

이렇게 열거하니 아무리 좋은 거라도

너무 많이 먹었다!

양이 많기도 하거니와 저것을 다 챙겨 먹으려면 준비하는 시간만 30분은 걸린다.

아침부터 잡식성 과식을 하다가

브런치를 시작하면서부터 소식이 되었다.

대여섯 시에 일어나 저녁 8시에 올릴 글을 쓴다.

그러다 보니 아침을 챙겨 먹을 시간이 부족해서 서너 가지로 줄이거나

어차피 걷기 전 12시 전에 점심을 먹을 것이라 따뜻한 생강꿀차만 먹기도 한다.

배고플 것 같은데 며칠 지나니 배고픔이 사라졌다.

밥을 제대로 먹는 것은 걷기 전 매식뿐이다.

대체로 짠 음식이 많아 조금씩 먹으려고 노력한다.

한식뷔페일 경우는 아무리 조금씩 덜으려 해도

가짓수가 많아 한 접시를 채우고

또 한 접시를 더 담게 된다.

뷔페식 하는 날은 할 수 없이 과식하는 날이다.

그런 날은 집에 가서는 물만 빼고 어떤 것도

입에 대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이것도 브런치 쓰기 전에는 지켜지지 않았다.

자기 전 남는 시간에 먹기밖에 더하겠나?

먹는 것에는 시간을 주면 안 된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저녁에도 먹을 것 없나

두리번거릴 시간도 없이 바빠졌다.

예약한 글이 올라가도 한 편 더 써두어야

마음이 놓이기 때문이다.

브런치를 쓰기 전과 후를 비교해 보면

또 달라진 것이 있다.

잠이 잘 온다는 것이다.

아무리 낮에 고되게 걸었어도

심하게 졸려서 자는 적이 없었는데

매일 글을 쓰면서부터 노트북을 닫기도 전에

잠이 쏟아지는 기쁨을 맛보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거의 10시 전에 잠자리에 든다.

일찍 자면 일찍 깨기 때문에 걱정할 일이 없다.

새벽에 또 한 편 쓸 시간이 생긴다.

아침에 먹는 가짓수를 줄이고

저녁에 간식을 없애니

쓸데없는 군살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러다 쓰러질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보기보다 몸무게는 실하다.

몸이 더 가벼워졌을 뿐이다.


매일 걸으면 발과 무릎이 안 아프냐고 묻는데

대부분 평지를 가볍게 걷고 체중이 줄어서

영향을 덜 받는 것 같다.

지금 젊을 때 몸무게와 비교하면

5kg 정도가 늘어 있는 상태인데

그때로 돌아간다면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라 이쯤에서 만족하려고 한다.


단지, 길잡이가 부실해질까

길벗들이 먹을 것 챙겨주고,

식사 후 남는 음식이 아까워

잔반처리를 자처한 몸이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다소 걱정이다.

쓰다 보니 똥 얘기 다음에

먹는 얘기라 오늘 아침 식사는

더 간단해질 것 같다.

생강꿀차에 사과 반쪽, 달걀 2개만!

아, 어제 만들어 놓은 오징어전도 있는데

먹을까 말까.....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