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에너지

by Anima

갑자기 비가 내린다.

요즘 잠시 춥게 느껴지더니 오늘 밤에

실내 기온이 20도를 가리킨다.

비가 와서 내려가나 보다 해서

23도 정도에 맞춰 놓았다.

난방을 오랜만에 가동하니

아이들 뒤척임이 잠잠해진다.

몇 시간 후 출근하려면 잠을 자야 하는데

아까 일부러 마신 커피 기운인지 똘방 하기만 하다.

사실 지금 자면 아침에 일어나기 어려우니 그럭저럭 날이 밝을 때까지 앉아 있을까 한다.

나만의 시간은 잠을 자지 않고 버티는 시간뿐이다.

자던 애들이 가끔 웅얼거리기도 하고 뒤척이는 소리에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 외에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생각하고 쓸데없는 글을 끄적거리는 시간이다.


여러 사람에게 메일을 보내야 하는 숙제 아닌 숙제를 앞에 놓고도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이유로 계속 미루고 있다.

지금은 나처럼 생각 조각을 이어서 글을 만드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낫겠다.


이런 시간에 누가 읽을 것인가 하겠지만 나차럼 누군가는 읽는다.

누가 쓴 지도 모르는 글을 읽는 재미가 있다.

나 역시 누가 읽는지도 모르는 글을 쓴다.

누가 읽거나 말거나 무슨 상관이람?

내가 좋아서 쓰고 속이 풀리는데.

글을 쓰다 보면 솔직해진다.

마음속에 있는 말을 다 쏟아내고 싶다.

너는 행복하니?

가족들이 온전해서 행복하니?

친구가 많아서 행복하니?

지금 당장 나오라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 행복하니?

표현하고 싶을 때 끄적거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있어 행복하니?

나는 행복하다.

‘너에게는 넘치는 에너지가 느껴져.’

너에게 이런 말을 듣는 나는 행복하다.

그런데 그건 모를 거야.

그 에너지가 느껴질 때가 가장 불안한 상태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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