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옥수역 두모포에서 출발하여 국립중앙박물관 이촌역에서 마무리하였다.
작년 여름에 경기도로 이사했으면서도 성동구를 떠나지 못하고 서성거린다.
성동구에 살 때는 매번 옥수역에서 만나 사방팔방으로 걷기를 시작했다.
한강공원, 서울숲, 성수카페 거리, 뚝섬공원, 어린이대공원, 광나루, 장안벚꽃길,
중랑천, 청계천, 매봉, 남산 등 발길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손목닥터 9988'에서 8,000보 이상을 걸으면 하루에 100원씩 적립이 되고 그것이 5,000점이 쌓이면 서울페이로 전환하여 편의점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 이것도 하루 200원일 때는 나처럼 자주 걷는 사람은 1년에 최고 7~8만 원 정도 모였다.
하루에100원인 지금, 주말에는 600점을 주니 거의 매일 걷는다면 대략 7만 원 정도 모이게 된다.
그거 벌겠다고 제 자리에서 핸드폰만 흔드는 꼼수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거, 그러지들 맙시다!
이것을 모아, 여름에 걷다가 더우면 편의점으로 가서 길벗들과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를
사 먹었다. 처음에는 결제 방법이 서툴러 버벅거리면 뒤에서 참지 못한 길벗이 흑기사처럼 내는 경우도 있었다.
이제는 능숙해졌는데 느린 적립금을 따라가지 못한다.
사는 곳이 서울이 아니면 당연히 서울페이를 사용할 수가 없다.
서울에 거주하지만 사업상 지방에 주소를 옮긴 길벗이 있다.
아, 아까워. 서울페이가 5만 원 이상 쌓였는데
쓰지도 않고 주소를 옮겨서 휴지조각이 돼버렸네!
서울에 살잖아?
주소를 옮겨서 안 된대.
그럼 나도 안 되겠네. 나도 3만 원 정도 있는데.
그런데 나는 계속 적립금이 쌓이고 서울페이로 전환이 되는 것이다.
경기도로 이사했지만 아직도 서울에 세금을 내는 사람은 계속 사용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경기도에 있는 집이 안 팔려 입주하고 성동구에 있는 집은 전세를 주었다.
걷다가 자주 보는 ‘성동구에 살아요’라는 자부심 뿜뿜한 표어에 세금 한 숟가락 얹은 것이다.
주소를 옮기기 전에 서울페이를 사용하지 못한
길벗과 그 안타까움을 함께 나눴다.
그야말로 걷다가 넘어져 피 흘리고 여름에 땀 흘려 번 돈을 휴지조각처럼 날려버렸으니 얼마나 통탄할 일인가!
오늘도 나는 가시는 걸음 걸음마다 100원을 적립하며 다시 돌아오는 뜨거운 태양 아래 편의점 앞에서 의기양양하게 외칠 것이다.
오늘은 내가 쏩니다!
시원한 아이스크림 하나씩 고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