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들과 걷기 전에 샐러드 식당을 찾았다.
무농약 수경재배를 해서 흙 묻을 일이 없고
고품질의 재료를 선별해서 제공한다는 말에
이끌려 가는 곳이다.
건강식에 관심은 있지만 날 채소를 즐기지 않아서
빵에 끼워 먹거나 삶은 것을 좋아한다.
마침 이곳에서는 토스트에 닭가슴살이나 연어, 아보카도, 새우 등을 끼워 넣은 파니니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어 좋다.
혼자라면 자주 가고 싶은데 길벗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풀때기들이라 걷기 전에 매식으로
자주 선택하지 않았다.
걷기 전 매식으로는 작년 봄, 가을에 가고 오늘 갔으니 드문 연중행사라고 할 만하다.
평일에도 유동 인구가 많은 역이지만
오늘따라 고속터미널 역에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잠시 ‘주말인가, 뭔 일 났나?’ 할 정도로 붐볐다.
남녀노소 골고루 밀려다니고 쓸려 다닌다.
내가 놀고먹으니 ‘참, 서울 백주대낮에 놀고먹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하고 싸잡아 넘겼다.
저 사람들도 나름대로 일이 있어 바삐 다닐 텐데......
오늘의 길벗, 여덟 명은 자리 잡고 앉아 각자
먹고 싶은 메뉴를 골라 주문을 했다.
치킨플레이트, 허니갈릭치킨플레이트, 비프스테이크플레이트 등.
나는 역시 오늘도 파니니.
전에는 이것을 시키면 커피를 무료로 줬는데
이제는 2,000원을 받는다고 한다.
미처 못 보고 종업원에게 이제 그 서비스가 없어졌냐고 하니 그런 건 전에도 없었다고 귀찮아하며 말했다.
아, 그렇군요. (다른 종업원은 이제 무료 제공은 없어졌다고 말했다는데)
채소를 깔아 풍성하게 보이는 음식들이 나와
사진을 찍고 먹으려는데 내 파니니의 토스트 두 쪽 중에 한쪽이 지나치게 탄 것이 보였다.
아는 것이 힘이라 평소에 탄 음식은 몸에 나쁘다는 것을 굳게 믿어 숯불구이, 겉이 탄 생선을 안 먹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탄 식빵이라!
태워도 너무 태웠기에 다시 들고 가서 한 쪽 토스트만 바꿔 달라고 말했다.
아무 말 없이 진동벨을 던지듯이 준다.
아니 분명히 던졌다.
우리가 들어설 때는 두어 테이블만 앉아 있었는데
그 사이에 식당 안이 거의 찼다.
우리처럼 놀고먹는 사람들 참 많아!
다른 길벗들이 거의 다 먹어가는데 내 파니니는
나올 줄을 모르고 진동벨도 감감무소식이다.
저 사람이 처음부터 참 불친절하더라. 사장인가?
사장이면 저러지 않지요. 종업원일 거야.
이따가 물어보고 싶어. 오늘 집안에 우환이 있으신가요?
이곳은 아닌 것 같아요. 스테이크가 양도 적고 끝이 좀 탔어.
오래 기다렸다. 거의 10분이 지났을 때
기다리다 날 샐까봐 왔다고 했더니
그제야 죄송하다며 5분만 더 기다리라고 한다.
안에는 토스트 굽는 기계가 있는데 아직 안 들어간 것 같다.
다른 주문받느라고 정신없는 것 같기도 하다.
모자 쓴 여자들이 우르르 들어가서 정신을 쏙 빼놓았나.....
길벗들이 다 먹은 후에 나와서 빨리 먹느라고 욱여넣었다.
보기도 좋고 맛도 좋았지만 불친절 때문에 영양가는 반감이 되었으리라.
역시 한식뷔페 가서 친절한 사장님 환대받으며
먹고 싶은 것 마음대로 골라 먹은 후
룰루랄라 걷는 것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