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단적인 결정

by Anima

아버지 없는 집에서 윤아와 둘이 살겠다는 엄마를 두고 볼 수가 없다. 엄마 빌라를 팔고 더 넓은 아파트를 얻어서 우리와 같이 살면 좋겠다고 했다.

형제들이 탐탁지 않아 했다. 아버지가 물려주신 엄마의 재산이 내게로 올 수밖에 없는 속사정을 누구라도 말하지 않았다. 그것까지 입 밖으로 낼만큼 모질지는 않았지만 선뜻 그러라고 하는 형제들이 없었다.

큰아들이 모신다면 어떤 결정을 했을까?

모시는 사람이 엄마 집을 매매한 돈으로 부양하면 될 일이다.


우리가 입주한 아파트는 엄마까지 모시기에는 너무 좁다. 엄마의 소형빌라를 매매한 후에 내 아파트를 팔고 더 넓은 곳으로 옮겨 같이 살겠다고 의견을 내었는데 형제들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누구든 모셔야 하는 상황에 엄마의 의향을 물었다. 엄마는 그 집에서 윤아와 둘이 계속 살고 싶어 하셨다.

윤아는 꼭 제가 데려갈 거예요.

엄마가 안 가시겠다면 윤아만이라도 데려갈게요.

내가 어떻게 윤아 없이 혼자 사니?

그럼 이 집 팔고 내가 너희들이랑 같이 살면 되는 거냐?

집이 좁아서 이 집과 합쳐서 좀 넓은 집으로 가야 해요.


그럼 주성 아빠와 한 집에서 산다고?

엄마는 윤아를 포함한 우리 가족과 함께 살기를 원하셨지만 장과는 불편해서 못 산다고 하셨다.


집을 넓혀 가면 내 소유가 된다는 암묵적인 형제들의 반대도 있어서 차선책으로 엄마의 빌라를 팔고 그 돈으로 내가 사는 아파트 아래층에 월세를 구했다.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13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었다.

엄마와 윤아가 아랫집으로 이사를 오면 나는 매일 아래 위층을 오가며 바쁘게 살아야 한다. 그래도 아버지 없는 집에 윤아마저 데리고 오면 혼자 남으실 엄마가 걱정되어 내 주장대로 밀어붙였다. 결단을 못 내리는 엄마와 형제들의 결정을 기다리다 못해 독단적으로 강행을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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