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윤아가 출근을 하고 나면 엄마 혼자 12층 베란다에서 멍하니 밖을 내다보신다.
퇴근 후 문을 열면 냄새가 나서 환기를 시키고 보면 여전히 화장실과 엄마 방문 앞에, 벽에 오물이 묻어 있고 속옷은 이불 밑에, 옷장 틈에 숨겨져 있다.
이런저런 스트레스가 쌓여만 가는데 장은 위층에서 아무 근심 없이 잘 지낸다.
속으로는 무슨 스트레스를 받는지 모르지만 나만 할까?
내게 폭력을 쓴 이후에 남처럼 지내면서 가끔 얼굴을 마주쳐도 눈을 피하고 말도 하지 않는데 같이 산다는 것이 무의미하다. 지겨워졌다.
더 이상 이렇게는 못 살겠으니 그만 이 집에서 나가줄래?
이혼하자는 거야?
이혼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떨어져 살자고.
당신이 이 집에서 살 이유가 없어.
이혼하자는 말은 싸울 때마다 당신이 했지, 난 한 적이 없어.
당신 얼굴만 안 보면 돼.
난 엄마를 모셔야 돼.
내가 무슨 돈이 있어 나가서 살아?
그건 내가 알 바가 아니야.
부모님도 있고 동생들도 있잖아.
내가 그런 말을 어떻게 하나?
그럼 이렇게 사는 건 우리한테 떳떳해?
그러고도 장이 버티며 몇 달이 지나갔다.
방송에도 자주 나오는 유명한 변호사를 찾아갔다.
결혼한 지 18년이 됐어요.
외도도 하고 거의 생활비를 받은 적이 없어요.
만약 협의하지 않고 소송하면 이혼이 가능한가요?
이혼은 가능하지만 18년 정도를 살았다면 재산분할을 해줘야 돼요.
남편분이 수입이 있어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면 50% 정도, 기여도에 따라 다른데 18년 정도를 살았으니 최소한 30% 정도는 줘야 돼요.
그리고 연금이 있으시니 나중에 연금 분할도 신청할 수 있어요.
이런 개똥 같은 법이 있나!
결혼 생활에 해놓은 것이라고는 외도와 빨간딱지, 폭력까지 쓰고 생활비는커녕 생물학적 아비로서 애들 양육비도 안 줬는데 같이 산 게 18년이라고 재산을 분할해야 돼?
보상을 받아야 할 판에 돈을 쥐여줘야 해?
이런 열여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