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남은 이사 기간 안에 장이 스스로 나가야 한다.
차일피일 미루는 장과 문자로 언쟁을 했다.
이대로 못 나가.
못 나가면 어떻게 할 건데?
내 체면은 뭐가 돼, 부모님에게, 동생들에게.
체면, 지금 체면이라고 했어?
18년 동안 체면 차렸으면 이렇게 됐을까?
그래도 몇 달 전부터 돈 줬잖아.
그래, 30만 원, 50만 원......
이미 늦었어.
폭력까지 쓴 사람과는 생활비 준다고 해도 못 살아.
폭력 쓰기 전에 말했지. 허황된 꿈 꾸지 말고 제일 잘하는 운전면허 있으니 택시 기사부터 하라고.
체면 때문에 못 한다고 했지, 허리 아파 못한다고 했지.
내 잘못이니 더 이상 말 안 할게. 나가도 살 집은 얻어야 하니까 5,000만 원만 주면 좋겠어.
결국 돈이지. 그렇게는 못 해.
애 둘 기른 값 먼저 주면 줄게. 둘 합해서 2억 원이니까 반만 부담해서 1억 원만 내.
장은 집 얻는다고 5,000만 원 달라고 하고 나는 그런 사람에게 오히려 1억 원 내라는 억지를 부렸다. 주지도 못할 사람에게 분풀이를 했다.
결국 오피스텔 얻을 보증금 1,000만 원을 주겠다고 했는데 계속, 올라와서 얼굴 보고 얘기하자는 문자만 보냈다.
마주치기 싫었다. 무슨 말과 행동으로 나를 제압할지 몰라서 회피해 버렸다.
장이 끝까지 버티면 어떻게 하나, 노심초사하다가 이삿날이 다음 날로 다가왔다.
내일이니까 짐 다 꾸려서 나가줘.
내가 그냥 못 나가는 거 알잖아. 집 판 돈에서 10%만 주면 나갈게.
그전에 절대 못 나가!
10%? 그런 돈이 어디 있어?
나한테 돈 맡겨 놨어? 사람이 어쩜 이렇게 뻔뻔해?
내일이 이삿날인데 장이 끝까지 버티면 큰일이다.
순순히 나가게 하려면 그가 원하는 돈을 줘야 하는데 주기가 싫다.
나 좋다는 그와 만나 나만 열렬한 사랑을 하고 두 애를 얻었지만 살면서 그 대가가 너무 가혹했다.
남편으로서 외도, 아비로서 주성에게 한 행동보다 더 한 것이 있을까.
분하고 괘씸한데 돈까지 주며 내보내야 하나.
결국 시집에 전화를 하기로 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힘들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던 시부모에게 하소연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