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주리가 사는 법

만남과 결혼 그리고 이혼(21)

by Anima

# 충격

나랑 계속 만나고 싶다고? 그래, 만나. 아는 누나로, 아는 동생으로.

그런 말이 아니라요. 저랑 사귀자고요.

무슨 소리예요. 내가 몇 살인지나 알아요?

저보다 위라는 것 알아요.

한두 살 위도 아니고...... 나도 S와 대화하는 것 좋아하지만 우리는 안 돼요.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할 수 없이 밝혀야겠어요.

나는 아마 S보다 11살 연상일 거예요. 그리고 결혼했었고 이혼도 했어요. 딸도 하나 있어요.


S의 저돌적인 제안에 봉 주리는 위기를 느끼고 이 철없는 젊은이를 구제해야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고 말았다.

봉 주리의 치명적인 세 마디에 S는 전의를 상실한 듯 풀이 죽은 표정으로 봉 주리를 바라보았다.


그래요...... 한 번만 안아 주세요.


이제 헤어지는 마당에 한 번 못 안아주겠냐고 살포시 안아주니 그의 몸이 떨리는 듯했다.


S를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돌아서는 봉 주리는 그를 못 본다는 사실에 자못 서운했지만 그런 마음조차 사치스럽다. 소위 애 딸린 이혼녀가 새파란 총각을 품는 것은 꿈에서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집으로 돌아온 봉 주리는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S를 아는 동생으로만 생각했는데 세 번째 만남에 그가 사귀고 싶다고 하자 흔들리는 자신을 보았다.


다음 날 마음을 풀려고 백화점에 가서 이것저것 보고 있는데 S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 S...... 어제 정말 많이 놀랐지요?

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나요? 이따 저녁에 만나요. 할 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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