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주리가 사는 법

만남과 결혼 그리고 이혼(30)

by Anima

# 당신은 누구시기에


여보세요? 누구세요, 누구시냐고요?


아...... S 씨 친구예요. 지금 통화할 수 있나요?


친구라고 하면 아나요? 이름을 대셔야지요. 오빠는 화장실에 있어요. 그런데 이 밤중에 전화해도 되는 사이인가요?


아, 봉 주리라고 해요. 10시 이후에 통화하자고 해서요. 그럼 오빠 나오면 전화 왔다고 전해 주세요.


썩 좋지 않은 기분으로 전화를 끊고 나서 괜히 안 하던 짓을 했구나 하고 후회하고 있는데 S가 전화를 했다.


미안해. 거래처 사람과 술 좀 마시고 좀 전에 들어와서 씻고 전화하려고 했는데 먼저 했네.


갑자기 여자가 받아서 깜짝 놀랐어. 여동생 목소리 듣고 움찔했고. 평소에 동생에게 어떤 오빠이기에 자기를 찾는 사람 전화를 당돌하게 받아? 나 기분이 좀 안 좋았어.


그랬어? 미안해. 동생이 내게 감정이 좀 있어. 전에도 말했잖아. 나보다 공부 잘했는데 부모님이 대학생 둘 학비를 못 대신다고 동생 보고 실업학교 가서 먼저 취업하라고 했거든. 지금은 은행에 취업해서 야간대학 다녀. 그건 그렇고 아까 낮에 우리 주말에만 만나자고 했잖아. 난 싫은데 자기가 원한다면 그렇게 해야지 뭐. 아쉽겠지만 전화는 매일 하고 주말에 보면 무척 반가울 거야.


나도 사실 매일 보고 싶어. 나 왜 이러니? 정말 싫다, 싫어! S 때문에 눈에 뵈는 게 없나 봐. 윤아를 생각하면 이러면 안 되는데 나는 좋은 아내도 못 된 이혼녀에 좋은 엄마도 못 되는 나쁜 여자인가 봐.


봉 주리 씨, 진정하세요. 자기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성격파탄자인 걸 모르고 결혼했다가 이혼한 것은 최선이었고, P강사와 만나다가 이별을 고한 것도 이 핸썸가이를 만나기 위한 최선이었어. 이혼한 거 후회해? 아니잖아. 나 만난 거 후회해? 그것도 아니잖아. 윤아는 부모님이 잘 보살펴 주시고 자기도 이제 더 일찍 가서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을 거 아니야.


하하, 자기가 핸썸가이라 더 마음에 드는 건 사실이야. 몰라, 모르겠어. 걱정 반에 행복 반.


이번 토요일에 둘이 여행 갈까? 일박 이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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