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
기린 :
다음 날 나는 할리우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수하물을 싣다가,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라고 한 번 생각했고,
검색대를 지나다가,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싯벨트의 버클을 채우며, 엉뚱하게도 '기내식은 빵이 나올까, 고기가 나올까.'를 생각했다.
기내식으로는 빵이 나왔다. 나는 빵을 손으로 뜯어 순식간에 해치웠다. 어제 마셨던 술이 올라올 뻔했다.
빵은 다행히 나와 함께 캘리포니아의 공항에 도착했다.
나는 캘리포니아에서 빵을 토했다.
곧장 래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일, 히드라.
래리가 전화를 받았다.
나는 래리에게 귀가 있는 할리우드 저택의 주소를 받아 곧장 그곳으로 차를 몰았다.
할리웃의 밤공기가 양쪽 귀와 머리칼을 스치며 지나갔다.
누구라도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은 밤이었다.
*
귀 :
나와 고슬링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릴 적 부모님이 이혼했던 일, 그 때문에 생업 전선에 일찍 뛰어들며 겪었던 아픔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며 댄스 가수의 꿈을 키우던 일, 그 꿈을 접고 배우로 전향하게 된 일부터, 멘데스를 만나 딸 에스메랄다를 얻게 된 일까지.
고슬링은 우수에 찬 눈빛으로 하나하나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Oh, great!"
나도 나의 이야기를 그에게 들려주었다. 돌고래를 만나고, 제이미 케인러너를 알게 되고, 돌고래 다리 클럽이란 비밀 단체를 결성한 일, 래리와 세르게이, 쥐와 기린을 만나 슈퍼 파워 거대 괴물 로봇을 무너뜨린 일까지.
그는 일말의 의심도 하지 않고 내 말을 모두 믿어주었다.
이래서 할리웃, 할리웃 하는구나, 나는 다시 한번 생각했다.
"기린은 나를 사랑하지 않아요."
내가 그에게 털어놓았다.
내가 이어 말했다.
"그의 마음속엔 오직 제이뿐인 걸요."
고슬링이 나의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나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가 천천히 나에게로 다가왔다.
그때, 하마터면 고함을 지를 뻔했다.
기린이었다.
그가.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