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by 빈자루

무언가가 된다는 건 지독하게 외롭고 의미 없는 일이다. 내가 유일하게 원하는 건 아무도 없는 곳에서 단지 누군가를 끝없이 기다리는 것뿐이다. 그 누군가와 약속 같은 걸 미리 해 놓아서는 안 된다. 그런 걸 해버리게 되면 그것 역시 지루하고 따분한 일이 되어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건 그냥 너른 들이나 공항 같은 데를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거다. 그러다가 다리가 아프고 힘이 들면 아무 데나 죽치고 앉아서 담배를 피우는 거다. 그러다가 나는 누군가를 정말로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될 거다. 그럼 나는 그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겠지. 우리가 무엇 때문에 즐거웠었는지와 무엇 때문에 힘이 들었었는지에 대한 것들을 말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는 걸 알게 될 테다. 그럼 우린 두말하지 않고 안녕이라고 말을 할 거다. 언제 만나냐는 아쉬운 말 따위는 하지 않은 채 말이다. 그런데 지금 홍두는 어디에 있지?

끽.

군바리가 들어오는 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그대로 얼굴을 책상에 묻고 있었다. 코끝이 차갑고 얼굴이 가려웠다. 얼굴을 들어야 하는데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 상태로 엎드려 코를 훌쩍였다. 코를 삼켰다. 침을 닦았다.

사람들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책을 펼쳤다 다시 집어넣었다. 노트를 펼쳤다 다시 집어넣었다. 가방을 닫았다. 방을 나왔다. 군인 머리가 자리를 비켜주었다.

건물 밖에는 붉은색과 초록색 네온사인이 아스팔트 위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차가 지나가며 물을 갈랐다. 나는 건물 외벽에 몸을 붙이고 비를 피했다.

비가 내렸다.

담배를 꺼냈다.

불을 붙였다.

사람들이 지나갔다. 나는 연기를 빨아들였다.

"어이. 어어이."

누군가가 멀리서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어이. 어어이."

나를 향해 다가왔다.

나는 그를 봤다.

누구지.

그가 나에게 다가오며 더욱 세게 손짓을 했지만 나는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어이. 어어이."

그가 다가왔다.

나도 손을 흔들며 그에게 다가갔다.

남자가 말했다.

"절루 가. 절루 가라고."

"네?"

"절루 가. 절루 가라고. 왜 자꾸 일루 와?"

그가 가리킨 곳에는 나무가 비를 맞고 서 있었다. 나무 아래엔 마른 잎들이 비를 맞고 있었다.

"여기서 담배 피우면 안돼. 왜 자꾸 일루 와."

나무의 가지는 벗겨져 있었다.

"비가 오면 새들은 어디로 가죠?"

내가 그에게 물었다.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비를 맞고 있는 나무를 바라보다가 표정이 없는 사람들의 행렬 속으로 들어갔다. 비에 맞으며 이내 나는 보이지 않게 되었다.













https://youtu.be/cC53fvmlV2g



<이 소설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에요. 비가 오면 새들은 어디로 가죠?


정말 오랫동안 궁금했었는데.


비가 오면 새들은 나뭇가지 아래에서 깃을 말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비가 오면 새들은 어디로 가죠?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날이 많이 추워졌네요. 아침 저녁 쌀쌀한 공기 조심하세요. 오늘은 딸아이 운동회 따라가 봐야겠네요. 잘 뛸 수 있겠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거의 다 와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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