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화 _ 이랏사이 마세

by 빈자루

순간.

왜 인지 울음이 나오려고 했다.

나는.

울음을 참고 말했다.

"타락한 게 아닙니다."

내가 말했다.

"철이 든거죠."


주과장은 대꾸하지 않았다. 남은 기간은 열아흐레. 책상에 앉았으나 글이 써지지 않았다.






모두가 떠난 시각. 나는 책상에 홀로 앉아 깜빡이는 커서를 봤다.

I

I

I

글이 써지지 않았다.

나는 컴퓨터를 껐다.


대륭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나는 홀로 어둠에 잠긴 대륭을 훑어 내려왔다. 수만 무림인들의 삶을 짊어진 대륭의 밤은 고요했다. 나는 불을 끄고 셔터를 내렸다. 대륭은 수면 아래 잠겼다.


지하철을 탈까. 버스를 탈까. 핸드폰을 열어 연락처를 확인했다.

명월에게선 연락이 없었다. 나는 폰을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연락할 곳이 없었다.

"비급을 정말 넘길 셈 인가?"

주과장의 물음이 떠올랐다.

완성도 되지 않았는데 무슨.

나는 애써 주과장의 말을 지웠다.

완성은 할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없었다.

완성을 한다면. 그 다음은?

그 역시 장담할 수 없었다.

터벅터벅.

발이 닿는데로 걸을 밖에.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한가지라면.


꼬륵.


배가 울렸다. 염치도 없지 이 와중에 배는.

나는 길가에 달라붙은 포장마차의 문을 끌어 안으로 몸을 들였다.

"이랏사이 마세."

웃기고 있네. 포장마차 주제에 무슨.

앞을 보는 순간.


순간.

나는.


커서가 멈추었다.

양명 형님이.

양명 형님이.

양명 형님이.

앞치마를 두르고 꼼장어를 썰고 있었다.





https://youtu.be/qaePOhsS8hs


에이아이가 거짓말로 평론을 잘하네요. 이미지는 다케히코 이노우에님의 배가본드에서 가져왔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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