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싱킹 로드맵
제품/서비스 개발 단계에 맞춘 게임 싱킹의 활용
게임 싱킹 프로세스
스타트업 코치이자, 게임 싱킹 컨설턴트인 에이미 조 킴은 스티브 잡스를 인용하여 디자인은 대상의 외양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작동시킬 것인지 원리를 고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속 가능한 변화로써 기존 관성을 벗어난 인간 경험과 변화 없이 혁신에 도달할 수 없음을, 그것을 설계하는 디자인의 본질을 통해 설명한 것이다.
관련하여 킴은 직접 수행한 프로젝트들을 근거로 혁신적 경험 설계 기법을 필요로 하는 디자이너들에게 게임 싱킹을 설득하며, 기술적 활용을 지원하는 프로세스 도식을 제시했다. 게임 싱킹 프로세스는 총 4단계로 구성되는데, 개별 단계는 발견(discover), 온보딩(onboarding), 습관 형성(habit-building), 숙련 (mastery)으로 상징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① 발견은 해당 제품/서비스를 처음 접하는 낯선 방문자를 목표한다.
이들은 제품과 서비스가 자신에게 적합한지, 어떤 가치가 있는지 사전 정보가 없기 때문에 이를 발견하려 한다. 방문자의 ‘왜?’라는 질문은 모티베이션 형성의 직접적 동인이 되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그에 대한 답변을 직관적 경험 형태로 명확히 전달해야만 한다. 중요한 것은 제품/서비스를 마치 복잡한 게임처럼,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여러 부분으로 구성되었음에도 결국 하나의 전체로 작동하는 통합 시스템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부분이 아닌 전체로서 문제 상황에 대응해야 하며 경쟁과 기회 요소를 포함한 다양한 맥락을 고려한 구체적 답변 설계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② 온보딩은 제품/서비스 가치는 인식했지만, 사용 경험은 미흡한 초심자 대상의 설계를 요구한다.
온보딩 단계 디자이너는 초보자를 위한 학습 경로(learning the rope)를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욕심껏 만든 설명서를 사용자에게 억지로 읽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다. 노련한 게임 다자이너의 시선은 초심자들에게 따뜻하게 전달되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초보 플레이어는 이후 펼쳐질 세계가 아무리 큰 규모의 멀티 플레이어 게임일지라도 다수의 플레이어와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기에는 경험과 지식이 모두 부족한 상태임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디자이너가 게임 싱킹을 온보딩 단계의 경험 설계에 반영하려 한다면 초심자의 경험을 마치 섬세한 싱글 플레이어 게임 플레이를 디자인하듯 전개시켜야 할 것이다.
③ 습관 형성은 해당 제품/서비스에 대한 경험이 안정화된 보편 사용자(regular)를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자신이 이용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를 알고 있다. 따라서 보편 사용자들의 질문은 그것을 다시 사용해야 하는 이유와 그것을 지속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자신이 더 나아지는 것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다. 디자이너는 습관 형성 단계의 특징을 게임 디자인에서 활용되는 스킬 빌딩(skill building) 설계를 참고하여 돌파해야 한다. 습관 형성은 모티베이션과 인게이지먼트에 직접적, 지속적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 게임 싱킹 기반 경험 디자인의 핵심이 반복 작동하는 지점이다. 습관 형성 디자인은 연결된 소주제를 통해 다시 살피도록 하겠다.
④ 숙련은 변화된 행동과 인식에 대한 애착이 습관 차원을 넘어 열망에 도달한 열정 사용자(enthusiast)를 주인공으로 삼는다. 열정 사용자들은 제품/서비스 사용 과정에서 축적된 지식과 기술에 쉽게 만족하지 않는다. 게임 싱킹을 통해 숙련에 도달한 사용자들은 경제적 보상 같은 외재적 요소에 자극되지 않는다. 오히려 장기 지속적 능동성은 외적 보상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더 큰 자유를 얻는다. 열정 사용자는 게임의 만랩 플레이어처럼 획득한 능력을 더 다양하게, 남과 다르게 자신만의 개성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다. 디자이너는 숙련의 최고점에 도달한 열정 사용자가 만족할만한 자유로운 활동 기회를 마련해 두어야만 한다.
습관 형성 디자인
게임과 놀이꾼의 강력한 물리적, 정서적 애착이 없다면 플레이어의 지속, 반복적 놀이 참여가 필요한 게임은 완성되지 못한다. 따라서 애착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게임을 다시 하게 만드는 현상의 원인으로 볼 수 있으며, 애착 행동이 만들어 내는 결과란 누군가의 일상적 습관의 지위를 획득하는 것에 있다.
어떤 게임에 매료되면 거의 매일, 틈날 때마다 놀이를 즐기고 싶어 지는데, 그러한 습관적 상태를 유도하는 것이 게임 디자이너의 역할이자 능력으로 봄에 무리가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게임 싱킹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오랫동안 필수적으로 고려해 왔던 습관 형성 디자인을 게임 외적 분야에도 차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습관 형성은 게임 싱킹의 세 번째 단계에 위치하며, ① 계기(cue & trigger), ② 인게이징 활동 (engaging activity), ③ 피드백/진척 (feedback & progress), ④ 투자/재실행 (investment & call to-action)의 하위 과정으로 분할된다. 킴은 4개의 하위 과정을 하나로 연결하여 게임 싱킹의 코어 루프(game thinking) 또는 스킬 빌딩 루프(skill building loop)라는 이름을 붙였다. 특징적으로 게임 싱킹 기반의 새로운 습관 형성 모델은 전적으로 플레이어가 자신의 스킬 향상과 성숙을 경험하고 지각하도록 만드는 것을 지향한다. 스킬 향상을 통한 습관 형성은 경제적 보상과 같은 외적 요소를 통해 행동 빈도를 강화함으로써 유사한 효과를 도모하는 여하의 모델과 게임 싱킹의 구분점이 된다.
게임 싱킹은 게임 아닌 여러 분야의 혁신을 마치 게임처럼, 즉 보상이 없어도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보상이 없기 때문에 참여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킴에 따르면 게임 싱킹은 게이피미케이션의 이름으로 도입된 외적 보상, 특히 경제적 보상에는 부정적 관점을 취한다. 습관 형성 디자인에서 게임 싱킹의 쟁점이 되는 것은 디자이너가 플레이어에게 기대하는 바에 부합하는 스킬을 파악하고, 스킬 연마 과정에서 플레이어가 변화와 성장을 직접적, 지속적으로 체감하게 만드는 것이다.
① 계기는 내적, 외적, 상황적 요소로 나뉜다. 내적 계기는 주관적, 미학적 차원에 속하며 시스템 내적 환경과 플레이어의 경험 정도에 따라 다양해진다. 즐거운 분위기, 특정한 세계 내에서의 평판, 자기만족적 수집과 창조, 내밀한 애정 표현 등이 내적 계기의 예시가 된다. 외적 계기는 문제 환경의 외부에서도 계기가 될 만한 것으로 선택된다. 순위와 점수, 경제적 보상과 같은 객관화된 평가 지표들이 이에 속한다. 외적 보상은 게임 요소를 활용한 단기적 행동 강화 전략으로 볼 수 있지만, 그것의 효과가 장기적으로는 자율적 습관 형성에 걸림돌이 된다는 점에서 적용 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단순한 외적 계기를 적용할수록 행동 유지를 위한 보상도 커져야 하기 때문이다.
② 인게이징 활동 단계는 디자이너가 사용자에게 강화시키려는 행동과 심리 변화를 엄선하여 측정 가능한 형식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측정값은 반드시 숫자일 필요는 없지만, 수량 파악을 위한 지표를 지녀야 한다. 점수판 혹은 순위표와 형상은 달라도 조회 수, 공유자 수, 댓글 수, 사용 빈도 등은 수치 정보를 통해 유사 역할을 수행한다. 직접적인 수치 정보는 아니나, 이모티콘은 표정과 행동 묘사를 통해 표현 대상의 감정과 논리를 객관적 측정 대상으로 전환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게임 싱킹을 통한 인게이지먼트 디자인은 측정 대상으로서 활동을 가장 먼저 정의해야 할 것이다.
③ 피드백/진척 단계는 강화 혹은 감소되어야 하는 행동과 인식 변화 측정을 위한 창의적 표현 방법을 고안한다. 같은 측정값이라도 미학적으로 참신하고, 직관적인 표현을 적용하면 결과는 달라진다. 게이미피케이션에서 언급되는 점수, 배지, 순위표, 프로그래스 바 등은 효과적인 게임 피드백으로 사용되어 왔지만, 게임 싱킹에 있어 피드백을 단지 게임과 시각적으로 유사한 무엇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시각적, 서사적 차원에서 피드백 표현 양식은 끊임없이 새로운 창작 대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피드백은 문제 상황과 플레이어 스킬 변화를 유도하는 동적 원리라는 점에서 전체로서의 최적 설계를 고려한 경험과 로직 설계가 피드백/진척 경험을 위한 디자인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④ 앞서 진행된 3단계 디자인의 영향으로 사용자가 대상에 관한 애착을 갖게 된다면, 이후 파생되는 결과는 사용자가 변화를 위해 투자를 감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게임에 있어 플레이어의 심리적, 물리적 애착은 놀이를 가로막는 불리한 장애 극복을 위한 자원 투입의 근거가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변화 상황에 애착을 느낀 사용자는 시간과 정서, 금전 투입까지 빠르게 결정할 수 있고, 무엇보다 이를 손실이 아닌 이후의 더 나은 경험을 위한 긍정적 투자로 인식하게 된다. 디자이너는 습관 형성에 성공함으로써 의도한 목표에 한걸음 가깝게 다가선다. 게임 프로세스의 세 번째 단계를 지나 숙련을 향한 플레이어 경험 이동이 나타나는 것이다.
게임 싱킹 로드맵
게임 싱킹 프로세스는 제품/서비스 발전 단계에 따른 변동 적용이 필요한데, 이러한 속성을 구조화하여 게임 싱킹을 위한 매트릭스 도식이 마련된다. 킴은 이를 가리켜 ‘게임 싱킹 로드맵(game thinking roadmap)’으로 이름 붙였다.
game thinking roadmap게임 싱킹 로드맵은 가로축을 게임 싱킹 프로세스, 다른 한축은 MVP베타 론칭 확장 버전 같은 제품/서비스 개발 단계로 구성한다. 매트릭스의 첫 번째 가로 교행은 MVP, 최소 존속 제품을 위한 프로세스에 할애한다. 이 과정의 게임 싱킹은 일회적이지 않고 순환 사이클을 통해 디자인 수정과 측정을 반복하는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재생산된 제품/서비스가 베타, 론칭, 확장 버전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게임 싱킹 로드맵이 개발 단계에 따라 변화를 갖게 되는 이유는 제품/서비스가 발전할수록 디자인의 전략적 목표가 사용자 습관 형성 단계를 앞당겨 시작하는데 설정되기 때문이다. MVP의 경우, 습관 형성은 게임 싱킹 프로세스의 셋째 단계가 처음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MVP 단계의 유효한 결과를 수정 디자인에 즉각 반영한다면, 베타 버전의 습관 형성을 온보딩 단계로 단축시킬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로드맵 기반의 게임 싱킹 운용을 통해, 실제 시장과 사용자를 만나야 하는 론칭 버전은 디자이너의 정교한 장치 배치가 마무리되고, 예측 값과 실제 적용 결과의 비교분석을 위한 준비를 갖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Reference:
Matera, M. (2015). Explore Like a Pirate: Gamification and Game-Inspired Course Design to Engage, Enrich and Elevate Your Learners. Dave Burgess Consulting, Inc.
Kim, A. J. (2015). Turbo-charge your product with Game Thinking. Lean Startup Conference 2015. Retrieved from http://bit.ly/2oLyA1W
Kim, A. J. (2016). How to build a product people love. User testing webinar. Retrieved from http://bit.ly/2pkPSq0
Kim, A. J. (2016). How to Improve Your Product Design with Game Thinking. Lean Product Meetup. Retrieved from http://bit.ly/2q4Nxxk
Zichermann, G. (2015). Gamification and the process of game thinkng. TheNextWeb. Retrieved from http://bit.ly/2qehf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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