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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레이어블 Mar 25. 2018

SNS, Play and Gamificaiton

SNS와 게임의 관계

SNS와 사회적 놀이


SNS가 등장하기 시작한 초기 단계에 사용자들은 기존의 매체가 제공하지 못했던 강력한 사회적 연결, 자유롭고 개방적인 표현, 능동적인 참여를 경험했다. 연결, 표현, 참여의 상징이 SNS를 통해 대다수 디지털 매체들의 공유 가치이자 핵심 역할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SNS는 어떻게 새로운 키워드들을 사용자가 수용하는 실제 행동으로 변화 시킬 수 있었을까? SNS의 정의를 커뮤니케이션과 소셜 소프트웨어의 차원에서 검토하면서 작동 원리를 이해해 보자.

 

커뮤니케이션 학자인 보이드와 앨리슨(dnah boyd & Nicole Ellison)은 SNS를 구조적으로 정의한다. 개인의 신상 정보와 표현 기록이 공개되는 프로필 공간과 프로필에 연결된 네트워크 목록으로 구성된 시스템에서, 시스템 내부 사람들이 서로의 목록과 프로필을 탐색하며 소통하는 온라인 매체가 SNS이다.  


 이어, 현대 사회에서 컴퓨터는 단순한 기계 연산 장치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문화 영역에까지 도달한 메타매체(meta media)라 주장하는 미디어 연구자 레프 마노비치(Lev Manovich)는 SNS를 인스턴트 메시징, 전자 메일, 웹브라우저, 3D 가상 세계 등과 함께 다양한 사회적 소통과 공유를 가능하게 만드는 상호작용 매체이자 소셜 소프트웨어의 대표 예시로 포함시켰다.  


이들이 지시하는 SNS의 구조적, 문화적 특징을 연결해 요약하자. 사용자는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에 기꺼이 동의함으로써 스스로를 표현하는 다양한 산출물을 열린 네트워크 사회를 향해 전달한다. 그 결과, 소통이 전제된 자유롭고 개방적인 문화 현상이 촉진되고 연결, 공유, 참여의 과정이 놀이처럼 즐거운 경험으로 전환되는 것이 SNS의 작동 원리인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커뮤니케이션 매체이자, 소셜 소프트웨어로서 SNS의 작동 원리에 표현의 놀이, 연결의 놀이 같은 게임 개념과의 영역 공유가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호이징하(Johan Huizinga)는 사회화를 놀이의 본질로  주목했다. 낯선 사람과도 쉽게 동료가 되고, 서로 다른 팀을 이루어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것은 놀이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는 어떤 목표에 따라 때로 협력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사회적 플레이는 놀이를 지속하게 만드는 원천 동력임을 강조한다.     


호이징하, 호모 루덴스


사회적 플레이는 개인을 넘어선 집단의식이 전제되어 있지만, 멀티플레이에 한정된 놀이 행위는 아니다. 스텐로스와 마이라 (Stenros, J. P. & Mäyrä, F.) 등 게임 학자들은 사회적 플레이가 매우 다양한 양상을 띠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1인 플레이 중에도 잠재된 공동체 인식이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상대를 설정해 역할을 주고받는 놀이 상황도 드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시스템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게임의 규칙과 문화를 학습하는 놀이 훈련 과정도 사회적 행위에 포함된다는 주장이다. 

 

이제 놀이 관점에서 SNS를 다시 정의하자. 

네트워크로 연결된 동시대인들과 더불어 더 나은 생각과 감정을 만들거나, 서로 다른 주장과 의견 중 최선의 것을 겨루기 위해 대결하는 표현 목적에 충실하여 협력과 경쟁의 사회적 플레이가 발생하는 곳이 SNS다. 현대 인류와 디지털 기술은 역사 상 가장 큰 사회적 놀이터를 창조한 것이다.   

     



SNS와 게이미피케이션


디지털 시대를 대표하는 매체로서 SNS와 게임은 개념적 영향 이외에도 기능 차원에서 복합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질적으로 보이던 두 매체가 서로의 핵심 키워드를 공유하는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SNS의 관점에서 게임의 영향을 수용하는 변화들은 지금까지 순수한 게임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았던 비게임 매체와 맥락에 게임과 유사한 형식, 경험, 미학이 수용되는 현상과 원리를 칭하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은 대상 매체와 맥락에 부족한 속성을 게임과 놀이로부터 채우기 위해 디자이너에 의해 의도적으로 발생하는 행위이다. 그렇다면, SNS는 게임이 지닌 어떤 특징적 힘을 받아들이려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일찍이 마샬 매클루언(Marshall McLuhan)은 게임을 인간이 고안해 낸 가장 이상적 매체로 평가하며 게임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통찰한 바 있다. 

Marshall McLuhan defined games as "extensions, not of our private but of our social selves... Games are situations contrived to permit simultaneous participation of many people in some significant pattern of their own corporate lives." (McLuhan 245) 

While this definition ignores solitary games (like Solitaire or many video games), its emphasis on the participatory nature of game is reminiscent of its etymological antecedent of the word, the Gothic gaman, meaning "participation, communion." (OED) 


맥루한의 통찰을 오늘날 SNS가 게임을 수용하며, 동시에 게임이 SNS에 침투하도록 만드는 힘으로 정리해 보자.  

 ① 게임에서는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 양자택일이 아니라 상반된 감정까지 동시에 아우르는 양자 모두의 선택이 가능하다. 그것은 서로 모순적인 영역까지 통합하는 힘을 지닌다. 경쟁과 협력, 나와 타인, 자유와 억압, 내부적 성찰과 외부적 비교가 공존 가능하다. 


② 게임은 인간 감각 전체를 확장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획일적 감각으로 대상을 인식하는 관습에서 벗어나 시각, 청각, 촉각으로 자신의 모든 감각을 확장하여 대상을 온전히 느끼고 경험하는 힘. 그 힘은 당연시 여겨졌던 것부터 금기와 억압이 지배했던 영역까지 새롭게 인식시키며 전혀 다른 변화와 격렬한 저항을 가능하게 만든다.   


③ 게임을 위한 약속 이행과 놀이꾼의 참여만 있다면 그것은 어디에나, 어디로든 스며들 수 있다. 

게임이 침투한 매체에는 사용자에 의한 총체적 관여도가 높아진다. 플레이어 특유의 자발적, 능동적 참여가 만드는 변화다. 놀이 경험은 책임과 의무가 아닌 자유로운 잉여를 전제한다.

따라서 어떤 강제나 외적 보상보다 거침없는 개성이 분출될 수 있고 신체적, 정서적 몰입을 통한 즐거움을 통해  행위가 지속되는 동력이 공급된다. 


 SNS는 사회적 연결과 자유로운 표현 촉진을 위해 게임을 받아들이는 진화를 거쳐 왔다. 

우리의 일상을 채우는 SNS들이 목적과 기능에 따라 더 세분화되고 다양해지는 가운데, 새로 고안되거나 개선 대상이 되는 SNS 모두 부족한 속성은 보완하고 강한 속성은 배가시키기 위해 적합한 유형의 게임을 탐색하여 그로부터 특별한 힘을 이식받고자 한다. 

SNS와 게임의 융합은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이 순간에도 멈춤 없이 이어지고 있다.   




Reference:
권보연(2011). 소셜 네트워크 게임의 사회적 플레이에 관한 연구. ≪한국컴퓨터게임학회논문지≫, 24권 1호, 21∼33.

권보연(2015). �게이미피케이션�. 커뮤니케이션북스. 

권보연(2015). �SNS의 게임화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부 박사학위논문. 

이재현. (2013). �SNS 의 열 가지 얼굴�. 커뮤니케이션북스. 

Ellison, N. B. (2007). Social network sites: Definition, history, and scholarship. Journal of computer‐mediated Communication, 13(1), 210-230. 

Jesper, J.(2005). Half-real: Video games between real rules and fictional worlds. The MIT Press. 

Karinthy, F. (1929). Chain-links. Everything is different. Available: http://bit.ly/2oXhYpm 

McLuhan, M.(1964). Terrence, W. G.(Ed.). Understanding media: The extensions of man. New American Library. 김상호 옮김(2011). �미디어의 이해: 인간의 확장�. 커뮤니케이션북스. 

Stenros, J., Paavilainen, J., & Mäyrä, F. (2009, September). The many faces of sociability and social play in games. In Proceedings of the 13th International MindTrek Conference: Everyday Life in the Ubiquitous Era (pp. 82-89). A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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