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무사히
새해 첫날을 당직으로 시작했더니 여느 때와 똑같은 날을 보내는 것만 같다. 일은 집에서 하더라도 적적해지기는 싫어서 라디오를 틀자마자 내가 좋아하는 바흐 칸타타의 익숙한 선율이 귓가로 파고들어서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눈을 떠서 새로운 해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곡이라고 생각했다.
작년에 세웠던 소박한 새해 목표, 그러니까 '그저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기'는 잘 낫고 있던 우울증이 도로 심해지는 바람에 이루지 못한 꼴이 되었지만, 스스로 밑바닥을 보는 게 아닐까 의심스럽던 때에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에 감싸여 어떻게든 '살아남았다'. 그래서 올해도 작년과 같은 목표를 세우려고 한다. 건강하고 즐겁게 살면서 사랑을 나눠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