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것은 별이 되어 가는 것이라네
나아지나 싶던 병증이 별안간 심해졌었다. 한동안 생활 패턴이 다시 망가지려다가 차츰 원래대로 돌아오고 있다. 최소한의 신변을 돌보는 데 집중해서 천천히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먼저 하려고 한다.
업무를 포함해 일상생활은 대체로 평범하게 영위하고 있다.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내가 최소 석 달은 넘도록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다. 기억하기로는 10대 이후로 우울증이 발병한 것은 세 번째인데, 이번에는 과거와 양상이 조금 다르다. 친한 친구 중 한 명은 "너를 떠올리면 늘 활짝 웃고 있는 얼굴이 생각난다"라고 했었고, 지금도 나는 곧잘 웃는다. 별안간 눈물을 쏟거나 하는 일도 없다. 다만 최근 한 달여간은 별안간 호흡이 가빠지면서 불안이 찾아오고, 그다음 끝이 안 보이는 듯한 무력감에 휩싸이기를 반복했다.
빠른 시간 내에 차도가 보이지 않더라도 조바심은 내지 않으려고 늘 애를 쓰고 있다. 의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이런 비유를 드는 것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우울증은 당뇨나 고혈압처럼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고 어디선가 주워 들었다. 완치를 목표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낙심했지만 곧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평생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려 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인생은 한 컵의 불행, 한 숟가락의 행복 정도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물에 설탕을 넣지 않으면 달지 않은 것처럼, 얼떨결에 태어나 버린 이상은 어떻게든 인생을 즐겁게 만들어 줄 재미있는 것들을 끊임없이 찾아봐야 한다. 고작 호르몬의 농간 따위가 내 인생을 싱겁게 만들도록 놔둘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