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9급공무원. 대체 어떤 인생을 산거냐?!

40세에 9급 공무원이 부끄러울 일인가?

by 찐보아이


네이버 커뮤니티에서 "늦게 공무원 돼서 좋은 점과 나쁜 점" 이란 글이 올라와서 댓글이 300개 달렸었는데 그 300개를 다 읽어보니, 맞는 말 한 사람도 있고 별의 별말을 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중에 내가 눈에 들어온 댓글이 하나 있었는데


"40세에 9급 공무원?! 와. 대체 어떤 인생을 산거냐."


악플이라면 악플인데 저 말에 대해서 "생각"이라는 것을 해보게 되었다.

나도 40세에 9급 공무원하자고 학창 시절부터 뼈 빠지게 공부(?)한 거 아니고,

사회생활시작 하면서 40세에 내가 9급 공무원이 될 줄 몰랐다.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다 보니 잘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게 되었고 뭐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사정이 생겼고 인생의 변화가 있었을 뿐이었다.

그렇게 흘러 흘러 잡게 된 40세 9급 공무원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그런데 남들이 보기에는 40세에 겨우 9급 공무원이 된 것에 대해 "대체 어떤 인생을 살았길래 40세에 겨우 9급 정도 공무원 된 것으로 각될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물론 이렇게 생각한다. "40세 공무원이 뭐 어때서?"

그런데 다른 혹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40세, 겨우 9급 공무원"


내가 10대인 시절에 30대 남자는 모두 아저씨로 생각했고 30대 여자는 모두 아줌마로 인식했으며 40세의 남자, 여자는 중년의 그윽한 나이 든 사람으로 취급하기는 했다. 분명히 저 댓글은 나처럼 생각한 10대가 썼을 수도 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 문구가 내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다는 건, 나 스스로도 어쩌면 내 나이 40세에 겨우 9급 공무원밖에 되지 않았구나.라는 것으로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이렇게 들 수는 있지만 근시일 내에 반드시 고쳐먹어야 한다.


요즘처럼 불경기에 40세에 공무원씩이나 된 것도 어디이며, 40세에 병이 났지만 그래도 들어가자마자 얼마 되지 않아 육아휴직 카드를 쓰고 쉬고 있는 게 어디인가 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공무원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육아휴직 카드를 쓰고 쉴 수 있는 이 복지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하고 국민이 내 준 세금에 감사해야 한다. 몸 아프지만 애 돌보면서 휴직수당을 받고 있으니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뒤늦게 공무원 되고 가정과 육아, 그리고 신입으로 일을 익히며 온갖 힘듦을 겪어냈지만 그리고 휴직 후 복직하지 않고 싶어서 이렇게 저렇게 머리 싸매는 나이지만 휴직수당이 들어올 때의 감사함은 또 다른 이면이다.


"늦게 들어와서 공무원 좋은 점과 나쁜 점"에 대한 댓글의 수많은 이야기가 대부분은 사실로 인정한다. 그중에 어린애들이 텃세 부린다는 말도 사실은 맞고, 중년의 신규공무원이 굴욕적이라 보기 좀 안 좋다는 말도 사실은 맞고 산증인으로 내가 겪기도 했다.


다 맞는 말이다. 늦게 들어가서 좋은 점보다는 사실 나쁜 점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나도 저 댓글 먼저 봤다면 공무원 안 들어갔을지도 모르겠다. 좀 일찍 봤어야 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늦게 들어가서 좋은 점을 산 증인으로서 알려주자면


중년은 몸이 조금씩 아프기 시작한다. 잘 먹던 단 것도 먹으면 당치수가 올라가기 시작하고 당치수 올라가면 또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기기 시작하며 애를 낳아 골다공증의 위험도 늘 가지고 있다. 등등

그래서 결론은 가자마자 누리는 복지혜택을 무시할 수가 없다.


병가. 질병휴직 등등 모두 가능하다. 눈치 볼 필요도 없다.

내가 가기 좋은 시간에 치료받기 쉬운 시간에 그리고 치료받고 싶은 기간을 지정하여 신청서만 제출하면 된다. 그리고 몸이 다 나으면 그때 또 열심히 일하면 되는 것이다.

'

사실 9급 공무원이 되는 연령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등이 많아서 그쯔음에 입직하여 열심히 일하다가 중년이 되어 누리는 복지여야 하는 것인데, 늦게 입직한 사람은 다른 데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아니면 가정에서 열심히 가사 하다가 와서 복지부터 누릴 수 있는 나이인 것이다.


너무 현실적이고 씁쓸하지만 늦게 들어온 사람만 아는 "좋은 점"이다.


나는 사실 휴직 후 복직하지 않을 결심을 했다. 그렇지만 휴직수당을 받아가며 요양하는 감사함에 또다시 흔들린다.


역시나 나에게 마흔이라는 나이는 미혹되지 않는 나이여서 불혹은 아닌 것 같다.


여전히 미혹되고 흔들리는데 내 나이가 마흔이라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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