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일기] 나는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작고 귀여운 월급으로 돌아가지 않을 결심.

by 찐보아이

충청북도 경력직 지방직 건축직 시험을 공부하는 도중 137회 건축시공기술사 최종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물론 나는 지난 8월에 보았던 137회 기술사 시험에는 떨어졌다. 그런데!! 나와 학원을 같이 다니신 스터디원이 붙었다!! 카톡 프로필을 합격 스크린샷으로 하신 것을 보고 "우와~" 나 스스로 감탄에 감탄을 하며 축하 메시지를 보내드렸다.


나: 우와~~~~~~~~~~! 박 선생님, 정말 축하드립니다! 이번 회차 정말 어려웠는데 대단하세요!!!!!
나와 학원을 같이 다니신 137회 기술사합격자: 앗,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운때가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나: 이번 응시자가 1000명이 넘었고 그중 7명이 붙었습니다. 그 7명 중에 붙으신 분과 학원을 같이 다닐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나와 학원을 같이 다니신 137회 기술사합격자: 별말씀을요. 도움이 될 게 있다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나: (짝짝짝) 우와.. 말씀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합니다.

물론 나도 처음으로 도전한 기술사 시험이었지만 그렇게 아는 사람이 붙은 모습을 보니 내가 다 설레고 기쁘고 부럽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하였다. 물론 기술사라는 직업은 실무가 무르익어야 하고 경험치도 좀 있어야 하고 공부량도 상당히 있어야 붙을 수 있는 시험이다. 그리고 나는 아직 기술사 공부의 임계질량이 채워지지 않았기에 불합격한 것은 맞지만 학원에서 뵌 박 선생님의 합격이 너무나 부러워졌다. 사실, 한번 공부해 보고 기술사는 포기하려고 했었다. 생각보다 공부량이 너무 많고 들인 노력 대비 합격자가 많지 않아서 이걸 계속 공부하는 게 맞는 것인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무 높은 벽을 꿈꾸기보다는 나에게 현실적으로 이룰 수 있는 경력직 지방직 시험으로 눈을 돌렸던 것인데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그리고 박 선생님의 기술사 합격 소식을 접한 후로 나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 이미 공무원인 내가 연고지도 없는 지방으로 9급 시험을 다시 본 다는 것은 내 인생에 과연 발전을 줄만한 성과가 될까?"

(분명하게)"No"


이미 경력직 물리인강을 수강하고 기출문제를 공부하고 있었지만 "박 선생님 기술사 합격소식"을 후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40세에 이미 공무원인 내가 공무원과 육아에 너무나 힘들어서 병까지 얻은 내가 작고 귀여운 월급인 9급 공무원으로 그것도 지방으로 재시험을 보는 것이 내 인생에 발전적인 일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했을 때, 이번에는 단번에 그리고 명쾌하게 나 스스로 내면에서 들려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NO"

아닌 것 같다. 내 자아가 이제는 명쾌한 정신으로 나에게 답을 내려주었다. 지방경력직 공무원 미달에 혹해서 한번 더 미련을 가지고 사실은 어렵게 얻은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내려놓고 싶지 않아서 도전한 나에게 냉정하게 NO라고 답해주었다. 40세에 이미 공무원에, 공부를 한다면 제 자리 걸음일 수 있는 9급 공무원 말고, 전문직 공부가 낫다. 그게 몇 년이 걸리든 그걸 공부하는 것이 내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애써 공부해서 다시 200만 원 받는 9급 공무원보다는, 애써 공부해서 연봉 1억 받을 가능성이 큰 기술사를 취득하는 것이 백 번 천 번 낫다. 정신이 바짝 든다. 이번에 합격하신 박 선생님은 시공사에 계셨고 공부 내공도 상당했으며, 이미 학원 원장님도 이번 합격자로 유력하다고 보는 능력자였다. 그런 사람과 나를 비교해서 내린 결정이 아니고, 그런 사람을 바라보면서 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인생의 방향이 박 선생님처럼 나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지 적어도 후퇴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 박 선생님처럼 바로 붙지는 못하더라도 닮아가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 주었다.


나이 40(불혹)미혹되지 않는 나이라고 해서 불혹이라는데 나는 아직도 흔들리고 고민하며 여전히 불안하다. 여전히 방황하며 여전히 흔들린다. 나는 어차피 휴직 중이고 병을 얻어(입원과 수술이 필요함) 바로 복직도 못할 상황이지만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결심을 했다.


작고 귀여운 월급으로 돌아가지 않을 결심

그리고

그리고 지금 보다 더 나은 대우와 견딜만한 스트레스로 더 건강하게 일할 결심!

그리고 계속 공부해 볼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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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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