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을 건 없다

by 김커선

'만약 내가 이것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 말고 순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무엇이 되고, 무엇을 얻는 것과 삶이 나은 건 하등의 관계가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일단 밥부터 찾아 먹는 것처럼, 하릴없는 뇌의 지극히 평범하고도 일상적인 작용이 낳은 환상에 불과하다.

막상 되면 이야기하겠지.

"근데 이건 좀 약하지 않아? 저 정도는 되어야 하, 그럼 얼마나 좋을까?"

한가한 뇌가 다른 제안을 들입다 밀어댈 건 하품 나게 당연한 일이다. 혹은,

"아니야, 아니었어. 돌려내! 예전이 더 좋았단 말이야. 그때가 훨 좋았어. 몰랐을 뿐이라고!"

한동안 떼짱을 부리며 진상을 피우리라. 내가 어디 한두 번 속냐?


앞으로 나아질 것 같은 게 있으면 말이지, 지금 당장 나아지면 된다. 그게 속지 않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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