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

by 김커선

“당신은 나의 동반자! 영원한 나의 동반자! 내 생의 최고의 선물, 당신과의 만남이었어…”

몽골의 오프로드를 달리는 차 안에선 ‘태진아’씨의 노래 ‘동반자’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번 몽골 여행에서 한약계의 전설인 서범 선생님과 이야기 나눌 시간이 많았다. 올해 연세가 여든둘인 선생님은 한약 이야기도 많이 해 주셨지만 인생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도 많이 해 주셨다. 때때론 나보다 더 그리고 우리 부모님보다 더 나의 결혼을 걱정하셨다.

“삶을 사는 데는 말이야, 동반자가 필요해. 나의 깊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동반자가 있으면 삶이 훨씬 행복해져. 그러니까 동반자를 꼭 만나라고.”

선생님은 몽골의 푸르른 초원을 걷다 말고 이런 말씀도 덧붙이셨다.

“그러니까 연하남을 만나면 좋아. 올해는 꼭 만나. 내가 소개해 줄까? 한 번 만나볼텨?”

나는 “헤헤~ 제 힘으로 한 번 해보고요, 안 되면 말씀드릴게요.” 넉살을 늘어놓았다. 물론 내 힘으로 어찌해 볼 의지와 재주는 희박하다.


울란바토르로 돌아온 날 선생님은 산책을 하며 다시금 나에게 말씀을 건넸다.

“동반자를 만나라고. 동반자를 꼭 만들어. 올해 안으로 한 번 데리고 와.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연하남을 만나면 좋아!”

같은 이야기를 대여섯 번쯤 듣던 나는 문득 참지 못하고, 해야 할 혹은 할 수밖에 없었던 질문 하나를 마침내 던지고야 말았다.

“그런데요 선생님! 저야 연하남을 만나면 좋겠지만 연하남은 무슨 죄가 있어서 저 같은 연상을 만나야 하나요?"

여기서 방점은 '나 같은'인지 '연상'인지 아니면 그 둘 다인지 모르겠다.

나의 기습 질문에 선생님은 그만 말문이 막힌 듯 더 이상 말씀이 없으셨다. 옆에 있던 달변가 이선생님마저 할 말을 잃고 침묵하셨다. 모든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려주던 두 선생님이 이번만큼은 그러질 못하셨다.

냉정한 현실 앞에 나도 울고 선생님도 울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