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일이 지구의 종말이라면, 과연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정치니 환경이니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
십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극적으로 재회한 남녀 주인공은 그렇게 차츰 서로의 '진짜'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한다.
나는...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저떻게 보일까를 집어치우고 정말 솔직한 생각과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을까? 그래서 잠 못 이뤄 공원으로 나온 사람들 가운데 한 명으로 남을 수 있을까?
글을 쓰면서부터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믿어 왔는데 지금 보니 누구보다 꽁꽁 싸매고 어렵고 난해하고 벽을 치고 웅크리고 한계에 둘러싸였다는 걸 알겠다. 누구도 나의 영향을 받지 않기를 바란다. 나 역시 더 이상 나의 영향 아래 놓이길 원치 않는다. 영영 없어지거나 완전 자유로워지거나 둘 중 하나여야 한다. 혹은 둘 다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