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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커선 Feb 08. 2023

좋은 습관 쌓기

어제는 오후 내내 그리고 자정까지 이어진 강의를 듣느라 진이 빠졌었다. 마침 오늘은 쉬는 날이라 다행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컨디션이 심상치 않다. 얼굴 피부가 푸석하고 눈 밑 다크서클도 눈에 띈다. 그래서 그런지 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좀처럼 집중이 안 되고 진도도 나가지 않는다. 아... 망했다.


집에 있다가는 컨디션이 더 안 좋아질 것 같아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에 들어서는데 머리가 묵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말 그대로 기(氣)가 허약해졌다는 걸 직감했다. 자칫하다간 며칠 앓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얼른 '보중익기탕' 과립제 하나를 입안에 털어 넣었다. 아침에 진작 한약 좀 챙겨 먹을 걸, 왜 생각을 못 했나 싶었다.

실내 마스크 쓰기가 해제된 영향인지 도서관 좌석에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었다. 공기질이 좋지 않았다. 앉아 있으니 자꾸만 졸음이 왔다.

오늘은 매일 같이 나가던 저녁 운동을 나갈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몸이 축축 처지고 무거운데 어떻게 뛰고 구르고 발차기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안돼 안돼 오늘은 쉬어야 하는 날이다.


저녁 7시 18분, 화장실에 간다고 일어서자 느낌이 왔다. '운동하러 가야 한다' 마치 누가 조종이라도 하듯 나는 노트북을 챙기고 빌려 둔 책을 바리바리 싸 짊어진 채 자리에서 일어섰다. 대체 이 컨디션으로 어떻게 운동할 수 있을지 나도 모르겠다. 울며 겨자 먹는 것처럼 자전거를 몰아 바람이 거세게 부는 광화문을 가로질러 도장으로 향했다.


날마다 도장에 도착하면 본격적으로 운동하기에 앞서 물구나무서기를 꼭 한다. 물구나무를 서 보면 지금 몸의 균형감각은 어떤지 근력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날의 컨디션 상태를 물구나무서기를 통해 정확히 파악하는 셈이다. 어떤 날은 팔이 휘청거려 물구나무를 아예 못 설 때가 있다. 그럴 땐 무리해서 운동하지 않도록 자중한다.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오늘은 도복으로 갈아입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나는 물구나무서기를 잘도 하고 있었다. 벌써 숫자 100을 넘어 200까지 버티는 중이었다. '어라?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데...?' 컨디션이 안 좋으니 어쩌니 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연이어 나는 또 뛰고 구르고 발차기를 해 댔다. 운동이 끝나자 몸이 가볍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덩달아 기분도 즐거워졌다.


집에 돌아와 오늘 경험한 이야기를 했더니 동생이 그런다.

"그게 바로 루틴의 힘이야. 사실 감정과 실제는 다를 수 있거든. 이 안 좋다 싶을 때 감정에 끄달리지 않고 습관대로 해 버리잖아? 컨디션이 꺼지다가도  곧바로 정상화 라고.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게 진짜 중요한 것 같아."

이렇게 정리를 잘해 주는 현명한 동생을 둬서 참 고마운 일이다.


올 해는 좋은 습관을 꾸준히 체화시키는 해로 만들어야겠다. 평생 나와 함께 할 좋은 습관을 하나 둘 공고히 만들어 가야겠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건 물론이다.

내일은 새벽에 일어나고 일어나자마자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려고 한다. 새벽에 글 쓰는 습관이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계속해서 날마다 이어지다 보면 2023년이 끝나기 전에 몇 권의 책이 결과물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


좋은 습관들이야말로 생각을 현실로 만들 실행가이자, 컨디션을 안정되게 만들어 줄 트레이너이며, 어떤 도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 늘 내 에서 나의 삶을 든든히 받쳐 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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