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한, 모든 인간은 불안하다

두 여성의 일과 꿈, 성장을 다룬 영화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

by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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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다코타 존슨, 트레스 엘리시 로스 주연의 영화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는 꿈꾸는 두 여성의 열망과 상처, 성장을 담은 작품이다. '매기(다코타 존슨)'는 18살 때부터 흠모해온 대스타 ‘그레이스(트레스 엘리시 로스)’ 그의 노래를 프로듀싱하는 꿈을 갖고 있지만, 현실은 그의 3년차 비서다. 20여 년 넘게 가수로 활동해온 그레이스는 여전히 자신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수익을 통해 입증해야 하는 순간에 선다. 각자의 위치에서 필요에 의해 ‘고용’의 관계를 맺은 두 명은, 그레이스의 음악적 행보를 두고 이견을 보이며 갈등을 고조시킨다.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들은 극적으로 화해하고, 자신의 원하는 바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된다.


나이, 인종, 사회적 지위 면에서 둘은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듯 보이지만 둘은 매우 닮아 있다. 꿈을 좇으며 불안을 감수한다는 면에서 그렇다. 그레이스는 자신의 음악적 수명을 궁금해 하는 주변의 시선 사이에서 자신감을 잃고, 그에게 더욱 당당해지라고 말하는 매기에게 무섭게 쏘아붙이며 응수한다. “너는 내 프로듀서가 아니고, 그냥 비서야. 우린 고용 관계라고. 네 꿈을 이루기 위해 날 이용하지 마.” 하지만 매기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의 룸메이트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해줬기 때문이다. 너와 그레이스는 친구가 아니야. 네가 그렇게 노력한다고 그레이스가 너를 알아줄 것 같아?


때론 딸 같고, 때로는 프로듀서 같고 대체로는 비서인 매기의 존재가 그레이스에게도 필요했을 것이다.


이들 사이에서 이 갈등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사이라는 점을 역설적으로 드러냈다. 그레이스는 매기를 자신의 ‘껌딱지’라고 말하면서도 내심 싫어하지 않고, 자신이 입은 옷이나 모든 일정에 대해 그에게 물어보는 등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매기를 신뢰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실제로 업무 외적으로 틈틈이 그레이스의 목소리를 매기의 주관에 맞게 재탄생시킨 음악은, 잊었던 그레이스 자신의 목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계기가 된다. 그렇게 10년 만에 나온 그레이스의 신보는 트렌디한 일렉트로닉댄스뮤직이 아닌, 내면의 목소리에 충실한 음악으로 채워진다. 서로가 서로를 꿈꾸게 하고, 성장하게 해주는 자극제였다는 점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나는 두 여성 모두에게 묘하게 감정이입됐다. 매기를 보면서 언론사 입사를 위해 노력하면서도 거듭 고배를 마시던 시절을 떠올렸고, 그레이스를 통해 더 이상 젊지만은 않은 나이에 앞으로 어떤 일로 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하는 내 모습을 봤다. 그래서 완벽하게 그려지지만은 않은 이들 캐릭터 모두에 마음이 갔고, 그래서 더 가슴이 벅찬 상태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나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은 현실을 보기보다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했고, 여기에 충실한 결과 사회적인 명성도 얻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이 글을 올리는 6월 19일, 그러니까 평일 오전에 영화관에서 관람했다. 이벤트로 2000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봤고, 영화관에 들어가니까 관객은 나포함 3명이었고,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는 조조 영화 관객 대상에게 주는 선물로 무료 영화 관람 쿠폰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시대의 ‘영화관에서 사회적 거리둔 채 영화보기’ 눈치게임에 성공한 셈이다.


그리고 놓칠 수 없는 관전포인트. 이 영화는 눈과 귀가 모두 호강하는 영화다.


https://www.youtube.com/watch?v=gOz3q54Ronw

00:01 Tracee Ellis ross - Love Myself

03:19 Tracee Ellis ross - Stop For A Minute

06:54 Kelvin Harrison Jr. & Tracee Ellis ross - Like I do

09:43 Kelvin Harrison Jr. - Track 8

12:57 Tracee Ellis ross - Bad Girl

15:44 Phantom Planet – California

18:55 Al Green - Let's Stay Together

22:09 Cat Stevens - The First Cut Is The Deepest

25:10 Sam Cooke – You Send Me

27:52 Anthony Ramos - Mind Over Matter


매끄럽고 감미로운 트레스 로스의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남녀 사이의 분홍분홍한 얘기도 영화 속에 약간 MSG처럼 들어가 있는데, 없어도 무방했을 듯.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93781&mid=46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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