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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미래 인류와 현재의 인류는 공존 가능한가

유발하라리의 <호모데우스:미래의 역사>

by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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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스터디의 일환으로 읽은 책인데, 끝까지 다 못 읽어서 정리된 내용의 생각을 쓰진 못 하겠다. 하지만 조금 읽고 토론한 것만으로도 많은 통찰을 줬기에 기록으로 남겨야만 했다.


#저자는 편리함을 광신하게 되는 데이터의 사회, 곧 '데이터교'가 인류를 지배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현재에도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 명제다. 길을 찾을 때 대형 포털의 지도를 사용하고, 돈을 부칠 때 송금 애플리케이션을 쓰는 일상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미래의 사람들은 이런 편의성에 맹목적인 믿음을 갖게 될 거리고 한다. 일리 있는 말이었다.



#(스터디원의 정리에 따르면) 저자의 결론은 다소 비관적이다. 자유의지가 없는 인간은 데이터에 예속되고, 이 데이터는 더 많은 자본을 축적한 이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인간은 조건과 환경에 결정지어진다는 전제는 나도 어느 정도 동의한다. 다만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에 다다른다면, 이 디스토피아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아야 이 시대를 해쳐나갈수 있을 것이다.


#개인 차원의 노력은 어느 정도의 불편을 감수하고, 주도적인 선택을 해 나가는 것이다. 이때의 불편은 마음과 몸, 머리 모든 영역에서 일어날 수 있다. 안락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은 데이터가 알아서 찾아주는 모든 재화에 즉각 반응할 터이지만, 이를 인지하는 단계에서 우발적이거나 자신의 취향에 가까운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아가 정서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나와 다른 존재를 수용하려는 불편함을 감수하려고 한다면, 데이터가 주는 확증 편향 현상도 어느 정도는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시도까지 계산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자본을 축적한 집단이 데이터를 소유하고, 이에 따른 빈부 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에는 공감이 됐다. 데이터를 더 많이 가질수록 지능을 가진 인간의 모습을 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지 않을수록 실험실의 쥐 같이 앞선 집단에게 통제당할 공산이 크다.


movie_image.jpg 영화 <디스트릭트9>의 한 장면. 처음엔 징그럽던 이 외계인은 영화 말미에 귀엽게 느껴진다카더라..


#하지만 어떤 우발적인 이유로 다른 집단 간의 연대가 이뤄진다면, 이는 데이터가 예측하지 못한 변수이지 않을까. 비현실적인 사례이지만 마블코믹스의 <엑스맨>에서 온건한 사람-온건한 무턴트가 평화를 위해 협력하고, 영화 <디스트릭트나인9>에서 남자 주인공이 지구를 침략한 외계 생명체에 애정을 느껴 종을 갈아탄다(?)는 식의 변주 말이다. 이런 영화는 서로의 '다름'을 넘어 공통의 가치관과 철학을 위해 연대하는 모습을 그렸다.


이 연대는 소수의 신인류가 가진 데이터를 분배하고, 그 결과 다수의 기존 인류가 겪어야 했던 부당함을 일정 정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다소 나이브한 발상이지만 큰 틀에서 역사는 이렇게 진화해왔던 것 같다. 요컨대 데이터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우발적 변수를 만들거나 만들지 않는 건 결국 지금 사람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KakaoTalk_20180305_021255576.jpg 하지만 결론은 책을 좀 더 읽고 내리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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