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킹스맨>
# 1편만한 속편 없다는 각오가 돼 있어서였는지, 내가 이미 킹스맨의 열성 팬이 돼서인지,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다만 자국의 계급성을 비판하는 등의 진정성 있는 시각보다는 스테이츠맨으로 대표되는 미국, 인육 버거를 아무렇지도 않게 만들면서 마약 해독제 배포 코드를 '채식주의자 만세'로 하는 '힙스터' 악당 등 특정 국가나 시류에 대한 풍자가 눈에 띄었다
# 영국 출신의 감독은 보안관과 주류업계로 대표되는 미국의 사설 조직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봤다. 1편 '아서' 격의 스테이츠맨 수장이 자기 쪽 사람을 붙여주려고 할 때 미국 남부 지방 보안관을 상징하는 밧줄을 '줄넘기'로 표현한다든지, '역시 영국 분들은 신사적이다' 이정도 느낌의 대사라든지..결정적으로 1편을 패러디한 술집 안에서의 보안관의 액션이 그렇게 멋있지가 않았다(...)
# 영국 문화는 돈보다 명예, 마초 대신 신사, 비격식보다 격식이 중시된다는 점에서 미국과 확실한 대척점을 보인다. 하지만 많은 킹스맨 리뷰어들이 지적한 미국 '힙스터'에 대한 풍자는 영국 내에서 견줄 만한 시류가 없는 듯 하다. 힙스터가 미국에서 유래한 건 맞지만, 페스티벌 실황과 자신의 약물 중독 증상을 SNS에 올리는 등의 행위는 미국 내 젊은이들만의 현상은 아니지 않나. 힙스터에 대한 풍자 혹은 비판의 각이 다소 불명확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하지만 미국 켄터키 지방의 스테이츠맨을 소재로 끌고 들어온 점은 흥미로웠다. 술 하면 또 유서 깊은 나라와 지역, 이야기가 넘쳐나는 콘텐츠 같아서다. 미국 남부 켄터키 지방의 스테이츠가 어느 정도의 대표성을 띄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나라의 콘텐츠를 가져와서 사설 정보 조직의 외연을 확장한 시도는 흥미로웠다.
#정부에 대한 감독의 불신은 여전했다. 마약밀수업체와 약쟁이를 소탕하는 방식은 지극히 편의적이었고, 죄 없이 오락성 약물을 먹은 국민에 대한 공감은 1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