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행] 설원 속 강릉에서 맘껏 쉬기

#망치탕 #초당 순두부 #강릉 하늘목장 #겨울바다

by 안녕하세요


또 언제 갈지 모르는 강릉을 다시 갔다 왔다.

이번엔 혼자 아니라 여럿이서!

아침부터 눈이 많이 와서 여행 의지가 살짝 꺾였으나.. 그래도 가 보기로 함.





차 타고 가는데 눈이 많이 왔다.


양평휴게소에서 돈가스를 시켜 먹었는데, 웨이팅도 적고 튀김옷도 너무 두껍지 않아서 입에 맞았다.

소시지 핫도그를 친구랑 나눠 먹었는데 그냥 알던 그 맛(...)이었고

일행 중 한 명이 산 호두과자가 의외로 맛있었다.





차 타고 달리다 보니 차츰 눈발은 잦아들었고

터미널을 지날 때마다 날씨가 눈에 띄게 좋아지더니 곧 화창해졌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망치탕을 잘한다고 추천받은 음식점.

망치는 현지에서 쓰는 별명이고 정식 명칭은 '고무 꺽정이'다.

이렇게 생겼다.

직접 만져본 건 아니고 인터넷에서 찾음.



저 지느러미 부분이 탕 속에선꼬리로 보였는데 아니었네.....






이런 것들을 판다.


휴게소에서 하도 먹어서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결국 다 먹음. 껍질과 살코기는 복어랑 맛이 비슷하고, 국물은 담백하고 얼큰하면서 약간의 향신료 향이 났다.




밥 다 먹고 도로변에 보이던 바다에서 좀 쉬었다.



생각보다 비린내가 안 나는 바다였다. 주변에선 사람들 몇 몇이 차를 세우고 낚시를 하고 있었다.



이후 일정은 중앙시장이었는데, 이전 포스팅에서 실컷 다뤘으니 스킵.

이번엔 중앙시장 지하의 어시장에서 회도 사고, 카페에서 커피도 마셨다.

오징어회는 한 접시에 1만 5000원이었는데 양이 꽤 푸짐했다.

피곤해서 사진 찍을 여유는 없었지만, 숙소로 돌아와 재밌고 아쉬운 하룻밤을 보냈다.

여행만 오면 해가 왜 이렇게 빨리 지는지.






숙소 인근의 해변가. 역시 바다는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일행 중 한 명에게 아침산책 가자고 해놓고 정작 나는 늦잠 자고 일어났는데

막상 출발하려고 보니 숙소 주변에 바닷가가 있었다.

아쉬운 마음에 사진 좀 찍고, 아침 먹으러 이동.

지난 강릉여행 때 못 가봤던 초당 순두부 거리를 갔다.




티맵에서 제일 많이 방문한 곳이라나....






메뉴는 단촐하다. 나는 순두부 백반을 시켰는데, 오른쪽 사진처럼 하얀 두부만 나온다. 보다시피 건강한 맛이다.
왼쪽 사진이 두부 반모 양이다. 성인 3명이서 한두 입씩 반찬으로 먹기에 적당한 양이다.



이렇게 먹었더니 몸 해치는 맛을 먹고 싶어 져서.. 강릉 커피거리에서 빵으로 몸을 해치는 걸로.

순두부 거리에서 카페거리가 있는 안목해변까지는 승용차로 5~10분 걸린다.

얼마 전에 혼자 와서 택시 없이 밤에 혼자 걸었다고 하소연했더니,

일행 중 한 명이 원래 택시가 안 잡히는 곳이라고 한다.

승객 태워봤자 강릉시내 정도 갈 게 뻔하니까 돈이 안 돼서 안 온다고(...)





카페 외관. 1층 천장이 높아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3층까지 있고, 3층에 가면 바다 전망을 볼 수 있다.





빵이 얼마나 많은가 봤더니...





피자나 짬뽕 같이 끼니채울 수 있는 종류도 판다. 빵은 밥 아니고 순수 디저트니까...




정말 많다!!!

헤헤헤헤






개인적으로 원픽은 오른쪽 사진 왼쪽의 인절미빵. 콩고물 안에 찹쌀떡+크로아상 맛의 빵이 들어 있다.





인간적으로 다 맛있다. 빵 맛을 살리기 위해 커피 맛을 일부러 죽인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이 카페의 시그니쳐 빵인 연탄 브레드는 카스텔라 식감을 연상시키는 겉모습과 달리 브라우니 맛이었는데,

빵 중에 제일 많이 남겼다(...).

그리고 괜히 오렌지 라테 먹어보겠다고 시켰다가 크리미 한 빵들이랑 조화가 안 돼서 아메리카노를 다시 시켰다.

다음부턴 모험하지 말아야지 키키








카페에서 나와서 배도 꺼트릴 겸 해변가를 걷다가 다른 현지인을 보기로 해서, 여기 들어가서 기다렸다 만났다.

5층으로 돼 있는데 좌식인 데다 넓어서 가족 단위로 오기 좋을 것 같았다.

물론 가족끼리 오진 않은 나도 누워서 잘 쉬다 갔다.


다음 일정은 서울 가는 길에 들릴 수 있는 삼양 목장.

양 떼를 보면서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원래 가려던 삼양목장은 동절기에 운영을 잘 안 해서 인근의 하늘 목장으로 갔다.

우리는 정상까지 트랙터 마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선을 택했다.

입장권 6000원, 트랙터 이용권 8000원인가 했는데 우리는 SKT 할인을 받고 입장했다.

멤버십이 있으면 동반 1인까지 할인해준다고 하는데, 할인율은.. 내가 계산 안 해서 모르겠다...




입장권 끊고 들어가면 이런 풍경이 나온다. 오른쪽 사진을 타고 목장 정상까지 갈 수 있다.




여긴 말타기 체험도 하고 있었다. 1만원을 주고 지정된 울타리 안을 한 바퀴 도는 식인데, 우린 큰 흥미가 없어서 이용하진 않았다.



원래 카페에서 현지인을 만나 목장을 간다고 했을 때, 현지인이 주의를 준 게 있었다.

카페에 앉은 채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풍차가 돌아가면 바람이 엄청 분다는 뜻이라 목장 가는 게 아니라고 했는데,

목장에 언제 또 가나 싶어 일정을 강행한 측면이 있었다.

차에서 바로 내렸을 때 맞은 바람 정도는 그냥 견딜 수 있겠다 싶었는데,

트랙터 마차를 타고 정상으로 가니 왜 가지 말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겁나 춥다......

정상에서 마차가 30분가량 정차하고, 더 있고 싶으면 다음에 배차되는 차를 기다렸다 타면 되는데

30분이 짧을 것 같다던 생각은 오만이었다.

사람이 날아갈 것 같은 바람에 10분만 있어도 감기가 걸릴 것 같았다.


이런 모양의 바람 피하는 움막이 있다. 이거 없으면 다 얼어죽엇을 듯....여기서 10여 분 기다리다 차에 다시 올랐다.



역시나 마차를 탄 다른 일행 중에도

언덕 중간에 내려서 도보로 내려오겠다는 용자는 없었다.

대신 양 떼 먹이주기 체험 코너에서 한꺼번에 다 내리길래

우리도 고민하다가 일단 내렸다.

다행히 정상만큼 그렇게 춥진 않았다.




방목해서 키우는 염소들. 넓은 벌판에 염소가 크고 있으니까 왠지 비현실적이다.



염소들한테 줄 먹이는 따로 없었고

2000원을 내면 풀떼기가 담긴 바구니를 받는다.

그걸 받고 입장해서 양들한테 먹이를 주면 된다.






귀요미들..하지만 바구니를 들고 있지 않으면 오지도 않는다. 풀도 돈 주고 사야 하는데...자본주의의 양들이여





풀 다 먹은 바구니를 뒤집어쓴 양..은 핫산





좋겠다 너넨 내일 출근 안해서...그냥 풀 받아먹는게 일이고...











나가는 길도 걷기 좋을 만큼의 경사가 져 있어서 좋았다.




출구 쪽엔 소규모의 매점이 있었는데,

여기서만 파는 요구르트가 팔고 있어서 500ML를 샀다.

찍어먹을 과자도 좀 사고 몸 녹일 차도 좀 사서 같이 먹었더니 맛있었다.






요거트는 설탕을 첨가하지 않거나 적게 첨가했는데, 시중에 파는 플레인 요거트보다 더 묽은 편이다.




이제 집으로 가자.






혼자 떠나는 여행의 매력도 있지만,

같이 여행 오는 매력을 한껏 알게 해 준 일정이었다.


앞으로 내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아 우울하던 요즘이었는데

여행 일정에 충실하던 어느 순간 알게 됐다.

그 때든 지금이든 그 순간에만 할 수 있는 일에 충실해서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게

닥치지 않을 순간을 가정해서 우울해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여행] 강릉, 맑고 조용한 바다의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