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나시끼의 취향

1일 1글 스물여덟

by melody




좋다, 싫다
자신의 취향을 명확히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가끔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인간과 아닌 인간을 정확히 조사해 통계를 내줬으면 좋겠다. 내가 어느 쪽에 속해있는지 볼 수 있게. 대부분이 나와 비슷하다면 다행이구나, 나만 무색무취의 인간이 아니었어 안심할까, 아니면 뭐야 나만 그런게 아니었어? 나는 이렇게 평범한 인간이었어? 실망할까. 하지만 아마 후자의 경우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확실하게 자신의 기호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평범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말하지 못하는 내가 평범하다는 이야기. 통계내지 않아도 우린 알고 있어)

지금 당장 좋아하는 음악 3곡만 말해봐. 먹고 싶은 음식 하나만 말해봐. 인생영화 한 편만 말해봐.
아 할 수 만 있다면 그 질문을 한 사람을 그 자리에서 바로 지구 밖으로 쫓아내고 싶다. 나에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양자택일도 아니고 오지선다도 아니고 그 수많은 명곡과 명작과 맛있는 음식 중에서 하나만 고르라는 거야!!!! 쉬펄. 하면서 욕을 했겠지. 거기다 뭔가 긴장되잖아. 그렇게 말하는 것만으로도 아, 얘는 이런 애구나 라는 인상이 결정되어버린달까. 그런 막중한 임무를 내게 주지 말라고. 내가 나를 설명하게 하지 말란 말이야. 라는 필사의 저항을 하게 되지.

그래서 나는 좀 더 자세하게 물어본다. 누군가도 나에게 같은 식으로 질문하길 바라면서.
네가 좋아하는 음악이 엄~청 많은걸 알고 있어. 근데 최근에 듣고있는 곡 중에 가장 좋은 곡 좀 추천해줄래? 내가 좋아할 것 같은 곡이여도 좋아.
라든가 (그러면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 장르 설명하기로 투머치토커+1)
어제 뭐 먹었어? 오늘 점심 뭐 먹었어? 그럼 최근에 안 먹어서 꼭 먹고 싶은 음식 하나만 말해봐! 스트레스 확 풀게 그거 먹자!
라든가 (그러면서 내가 좋아하는 음식 말하는 걸로 투머치토커+2)
좋은 영화 너~~무 많지~~~~ 다 말해봐 (하고 싶지만 이건 더 어려울 수도) 2020년 최고의 영화가 뭘까
라든가 (그러면서 내가 좋아하는 영화 말하는 걸로 투머치토커+3)

라든가라든가 하지만 사실 질문 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결국 어차피 나도 쉬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
그리고 하나의 팁이라면 팁이랄가. 질문한 사람은 보통 자신에게 물어봐줬으면 하는 것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더라고. 알아서 말하면 좋겠지만 물어봐주는 것이 인지상정. 차라리 물어봐서 투머치토커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호의 문제로 시작해서 왜 투머치꼰대토커로 끝나는 것이지.
좋다 싫다를 명확하게 말하는 사람은 멋있다.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갖고 있어서 멋있어보이는 게 아닐까.. 하기엔 실제로 그 사람들이 멋있는 것 같아. 아 여기서 전제는 좋다 싫다를 명확히 말하면서도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깔끔하게 말하는 사람들.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 (말하지 않아도 다들 이미 알고 있겠지만.)

어떻게 자신을 그렇게 잘 알 수 있을까? 처음부터 그렇게 잘 해왔던 걸까. 반면 어쩌면 나는 이렇게 자신을 모를까. 이럴 때는 오은영 박사님을 붙잡고 묻고 싶지. 금쪽같은 내 새끼는 없지만 나 시끼는 있으니 나 좀 고쳐주세요

자신을 모르는 어른들이 많다. 아이들보다 덜 자란 어른들이 많다는 뜻이다. 무엇을 해야 자신이 행복한지 모르고, 자신의 이상한 행동이나 버릇을 자신만 모르고, 문제는 말해줘도 왜 그런지 모르고, 모르는 것 투성이. 근데 그 깊은 내면까지 돌아볼 시간이 없다. 그 정도의 애정을 가진 사람도 없고. 솔직히 금쪽같은 내새끼의 스핀오프 편으로 금쪽같은 직장상사시끼/동료시끼/후배시끼 혹은 나시끼 같은 거 해서, 마음 아픈 어른들 좀 고쳐줬으면 싶은데. 아이들에게 내려주는 솔루션 보면 감탄을 금치 못한다. 결국 그 답이 어른들에게도 적용되는 기분이거든. 어린이나 어른이나 결국 다 관심주고 사랑줘야한다고.

결론 : 좋다 싫다를 말하고 싶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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