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 메고 성당 가는 여자: 천주교 입성기 (3)

가기 싫어, 재미없어, 노래를 불렀지만 막상 가서는

by 이보정 해피피치

집을 나서기 전에는 가기 싫어, 재미없어, 노래를 불렀지만 막상 가서는 좋았다. 나는 지금 총 5분의 예비신자들과 함께 [예비신자교육]을 받고 있다. 가톨릭 신자가 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총 6개월의 시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주일미사 참석, 갖가지 숙제들을 해내야만, 비로소 가톨릭 신자가 된다고 한다. 벌써 그냥 스쳐 지나간 예비신자가 2분이다. 한 분은 20대 젊은 총각, 한 분은 70대 남자분이었는데, 미사와 교리공부 1주만 체험하고 그만두셨다.


그만두게 되는 이유도 꺼리게 되는 이유도 가지각색이라 붙잡을 수 없는 노릇이지만, 그래도 떠나고 남은 자리는 허전하다.

첫 영성체 전에는 주요 기도문 16개를 외워서 시험도 봐야 하는데, 과연 해낼 수 있을지 막막했다. 총기 어린 10대에도 시험 전에 외우는 건 잼병이었는데, 50에 암기시험이라니.. 차라리 찬찬히 종이에 적어내라고 하면 할 수 있을지도. 그나마 미사 참례 경험이 쌓일수록 입에 익어가는 기도문이 생기고 있다는 게 좋은 신호.

우리 성당 미사참례가 재미없는 이유 중 하나는, 신부님 강론이 너무 진지하고 틀에 박혀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 미사자체가 너무 경건하고 진지하다는 점/ 아직은 마음 붙일 사람이나 성당 내 공간이 없다는 점/ 수녀님이 안 계신 곳이라 더더욱 신부님이 멀게 느껴지는 점/ 가톨릭 교리자체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방대하여 재미 붙이기도 전에 질린다는 점/ 교리 내용이 현대사회 가치관에 반하는 점이 있어 반감이 든다는 점이다.

아직은 예비신자로서 0에 가까운 종교지식으로 천주교를 바라보는 입장이라 뭐라 판단할 수 없지만, 처음 접하는 분들께 재미가 없고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온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가는 것은 분명 각자 마음속에 간절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고, 그 마음의 평안과 치유를 종교를 통해 해결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나는 가끔 궁금하다. 이번 주는 어떤 마음으로 교리수업을 듣고 계신지, 오기 싫지는 않았는지, 싫음에도 불구하고 왜 오시는지 묻고 싶고 듣고 싶다. 우리 예비신자 자매님들 모두에게 노력한 만큼 좋은 결실이 있기를.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마음의 평화를 찾기를 기도해 본다.


**참고자료**

°미사 중 5가지 몸짓의 의미 | 가톨릭 신자가 알아야 할 신앙 표징 [출처: 성서묵상 유튜브채널]

https://youtu.be/Fu7kOPIwoB8?si=vIT_E5PSyyIUuEsH

°한국 천주교 예비신자 교리서 (2025년 5월 20일 개정판) : 5000원

°당신의 그림자 안에서 빛나게 하소서, 이문재 엮음, 달 : 14000원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 까미노 데 산티아고, 최승천, 꿈꾸는 요셉: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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