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칼날
배신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서 온다.
전혀 의심하지 않던 사람,
내 마음을 가장 잘 안다고 믿었던 사람에게서.
그래서 더 깊고, 더 오래 남는다.
멀리서 날아온 상처보다,
내 곁에서 조용히 꽂힌 말 한마디가
훨씬 더 아팠다.
그날도 그랬다.
네가 했던 말, 네가 했던 표정,
그 어느 것도 낯설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차가웠다.
나는 끝까지 믿고 싶었다.
하지만 눈빛이 흔들리는 걸 알아차렸을 때,
이미 모든 게 끝나 있었다.
배신은 그렇게 찾아온다.
폭풍처럼 요란하지도,
소리 내 울지도 않는다.
그냥 조용히, 아주 담담하게 무너진다.
시간은 흘렀지만,
그날의 온도는 아직 내 안에 남아 있다.
가까웠던 사람일수록
그리움과 분노의 경계는 희미해진다.
나는 그 사이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다.
아마 그건,
아직 완전히 미워하지 못해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