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진 자리의 기억
상실은 늘 조용히 찾아온다.
예고 없이,
아주 일상적인 순간 속에서 불쑥 찾아와
나를 멈춰 세운다.
함께 걷던 길에 혼자 서 있을 때,
익숙한 카페의 향기 속에서
그 사람이 떠오를 때,
그게 상실이었다.
사람은 사라졌지만,
시간은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렀다.
나는 여전히 너와 나누던 말투로
세상을 대했고,
너 없는 세상을 어색하게 견뎠다.
상실은 잊는 게 아니다.
잊지 못한 채로 살아가는 일이다.
나는 네가 남긴 빈자리를 피해 다녔고,
그러면서도 그 자리에 계속 서 있었다.
그게 나의 방식이었다.
없어졌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사람.
상실은, 그런 이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