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AnnE에게

예의

by 안현희 마리스텔라

오늘 문득 예의란 한 사람을 드러내는 가장 정직한 옷과도 같다는 생각을 했어. 말이나 겉모습으로는 얼마든지 화려하게 꾸밀 수 있지만, 결국 일상 속에서 스며 나오는 진심과 태도는 감출 수가 없더라. 그래서인지 우리는 누군가의 말투 하나, 몸짓 하나만으로도 그 사람이 지닌 예의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나는 예의가 단순히 타고난 성품으로만 만들어지는 건 아니라고 믿어. 누구나 어릴 적부터 주변을 보고 배우고, 또 살아가면서 맺는 많은 관계와 경험을 통해 조금씩 다듬어 가는 거라고 생각해. 특히 어르신들께 드리는 공경은 단순한 형식이나 습관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존중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과 함께 있으면 보는 이의 마음까지 따뜻해지고, 함께 나누는 시간마저 좋은 기운으로 물드는 것 같아.

결국 예의는 나 자신을 꾸미기 위한 장식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밝혀 주는 등불 같은 것이라 생각해. 하루를 살아가면서 작은 인사, 사소한 배려, 따뜻한 말 한마디를 잊지 않는다면, 그 모든 것들이 우리 삶을 훨씬 더 풍성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줄 거라고 믿어.

가끔 보면 친하다는 이유로 오히려 예의를 잊고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있어. 하지만 나는 오히려 진짜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욱 진심 어린 예의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 존중과 배려가 바탕이 될 때 그 친밀함은 오래도록 건강하게 이어질 수 있으니까.


나도 너에게 그런 마음으로 다가가고 싶어. 존중과 배려가 담긴 태도로, 늘 따뜻하게 곁을 지켜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것이 내가 전할 수 있는 가장 진심 어린 예의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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