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AnnE에게

감사

by 안현희 마리스텔라

요즘 내 마음속에 가장 자주 떠오르는 단어는 "감사"야. 이 짧은 두 글자가 내 마음을 가득 채울 때면, 기쁨도, 눈물도, 설명하기 힘든 충만한 감정도 함께 차올라. 돌이켜보면, 젊은 날의 내 삶은 회색빛으로 물들어 있었어. 그러나 그 이후의 날들은 파란만장했지만 동시에 알록달록한 무지갯빛으로 이어졌지. 그 모든 굴곡 속에서 내가 놓치지 않으려 했던 것은 바로 "감사"라는 마음이었어.

요즘은 하루에도 몇 번씩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니, 신기하게도 좋지 않은 일이 생기더라도 결국 그 끝은 무지갯빛처럼 환히 빛나고는 해. 누군가 내 삶을 바라보면 최악이라 평할지도 몰라, 정작 내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해.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내게는 황금 같은 시기일지도 모르겠어. 나는 절실하게 느끼고 있어. 감사라는 마음은 누가 내게 담아주는 것이 아니라, 결국 스스로 채워 나가는 힘이라는 것을. 행복이 그러하듯, 감사함이 충만할 때 행복도 자연스레 함께 밀려오더라고.

삶이란, 죽음의 한계에 이르지 않는 이상 어떤 고통 속에서도 감사할 거리와 웃을 순간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는 무대인 것 같아. 요즘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어 순간순간 울적하기도 했어. 그러나 나를 여전히 곁에서 지켜주고 챙겨주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몰라. 일을 잠시 멈춰 선 지금도 무언가를 배우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마음껏 누릴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해.

신께서 나를 더 강하게 담금질하시려는 건지 건강에도 이상이 생겨 갑상선으로 시작한 고생이 끝나자마자 또 다른 걱정거리를 주셨어. 채혈하며 지치는 병원 길을 오가고, CT 검사를 마친 후 결과를 기다리는 긴장된 순간조차도 끝내 나쁘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사실에 또다시 감사함을 느꼈어. 삶은 결국 어떻게 마주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는 듯해. 같은 길도 한쪽에서는 지옥이 되고, 다른 쪽에서는 천국이 될 수 있듯이 말이야. 이번 일을 통해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염려하고, 함께 안도해 준 이들의 마음을 마주하면서 나는 더없이 감사하고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깊이 깨달았어.


우리의 삶이 굉장한 무언가가 되지 못한다 해도 나보다 뜨겁게 사는 이들의 열정을 배우고,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건넬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너의 삶에도 나라는 사람이 "감사"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오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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