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지 해변에서
하늘을 난다
망설임 끝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구름의 품을 마중 나간다
별의 속삭임, 달빛의 위로를 듣고 싶어
가벼이, 그러나 간절히
나는 하늘을 난다
해변을 걷는다
부서지는 파도 곁으로
아픈 기억을 실어 보내는 저 배를,
쓸쓸한 갈매기의 노래와 함께 바라본다
바람으로 텅 빈 마음을 가득 채우고자,
나는 이곳, 곽지해변에 와 있다
짙은 바다 내음이
한순간 깊은숨처럼 나를 흔들고,
물결 끝자락에서
흩어진 나의 조각들이 다시,
나를 향해 다가온다
이곳 곽지해변에서
나는 내가 되어,
하늘과 바다 그리고 바람,
서늘하고 맑은 아침을
가만히 안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