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나온 암탉
아동문학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점은 대상이 아이들이건 청소년이건, 그 경계를 넘어 누구나가 읽으며 감동을 얻고, 배우고, 깨닫게 된다는 사실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 역시 처음에는 조카들을 통해 얼핏 들었던 이야기였지만, 직접 책을 읽으면서 그 깊이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나이를 한참 지나 읽어도 그림책과 아동소설이 전하는 위로와 치유는 결코 작지 않다.
이 작품은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독자 각자의 처지에서 다르게 다가오는 감정과 사유를 불러일으킨다. 이야기 속 문장은 가볍지 않았고, 특히 내게 유독 크게 와닿았던 단어는 ‘쓸쓸’이었다. 그것은 평상시에 차마 표현하기 어려웠던 복합적 마음을 건드렸고, 아이들이 아직은 경험하지 않았으면 싶은 감정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세상은 따뜻하고 밝다고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지만, 삶의 이면에 존재하는 어쩔 수 없는 어두움 역시 알려줘야 하는 모순적인 현실 앞에서, 오히려 이 작품은 다시금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주인공 잎싹은 양계장에 갇혀 평생 알만 낳던 암탉이다. 그러나 그녀의 바람은 알을 낳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자유를 얻고, 스스로 알을 품어 새끼를 키우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은 결국 그녀를 양계장 밖으로 이끌어낸다. 폐계 판정을 받은 뒤 버려진 잎싹은 청둥오리 나그네의 도움으로 살아남아 자유를 얻지만, 마당의 동물들로부터 배척당하고 외로움과 시련을 맞닥뜨린다. 그러던 중 잎싹은 한 알의 오리알을 발견해 품고, 마침내 오리 새끼 초록머리를 길러낸다.
그 끝은 기쁘면서도 쓸쓸하다. 잎싹은 결국 초록머리를 지키고 떠나보내며, 생명을 위한 자기희생 속에서 자유와 모성, 책임과 사랑을 동시에 완성한다.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잎싹은 비로소 스스로의 삶을 살아냈다는 충만함을 보여준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동화가 아니다. 그것은 꿈과 자유, 책임과 사랑, 외로움과 희생 같은 삶의 본질적인 주제를 담아내며, 어른에게는 더 깊고 묵직한 울림을 주고, 아이들에게는 성장과 용기에 대한 소중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다시 말해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동화라 할 수 있다.